농업경제연구원 정정길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소 정정길 중국농업팀장이 주도한 「중국 쌀산업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워크솝이 지난 28일 농촌경제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서면 회룡마을 출신이면서 농업문제에 있어 국가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에서 근무하는 정정길향우는 남해의 큰 재원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남해군 농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농촌살리기의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정정길 박사를 만났다.
남들이 쉽게 가지 않은 농업경제학을 전공한 정정길 박사. 그는 농업 경제학을 전공하기 까지 일종의 사명감이 작용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경성대학교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을 결심할 무렵 문득 내가 아니어도 경영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많지만 내가 나서 자라온 농업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걸 깨달았다”는 그는 국립대만대학에서 농업경제학을 전공했다.
“어릴때 보다 생활 환경은 조금 나아졌다 하더라도 도시의 수준에 비하면 농촌의 생활환경은 너무나 열악하고 생산구조도 전혀 변한게 없어 안타깝다”며 오늘도 농촌경제 활로를 찾기 위해 분주했다.
우리의 인접국인 중국이 지난 2001년 WTO에 가입하면서 우리나라 농민들에겐 중국농업이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특히 중국산 마늘수입으로 몇차례 홍역을 치룬 남해인으로는 지금의 변화가 두렵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세계화 국제화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이 다른 산업에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시장경제에 맞추어서 어느나라가 그 내성을 많이 키우느냐가 농업이 받는 충격을 줄여줄 것입니다”고 한다. 농업은 생명산업이며 포기할 수 없는 산업임에 분명하지만 국가전체로 볼땐 농업만을 위해 다른 산업을 포기할 수 는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정박사는 “사실 여태까지의 우리 농정이 이런 농업의 내성을 길러주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하기 보다는 당장의 인기와 표에 영합에 단기처방만을 해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농업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정박사는 그 방안의 하나로 농업외소득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대만의 경우 농가의 농업외 수입은 80~85%를 차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껏 40%에 머물고 있으니 농민들이 농업시장개방에 대한 여파를 심각하게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취업과 농업을 동시에 해서 농가외 소득을 올릴 수 있고 농산물을 가공 유통해서 생기는 이득을 높이는 방안이 그것이다.  또 하나 정부가 농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농산물 직불제와 같은 것은 WTO의 제제를 받게 된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도록 교육 의료시설에 대해 충분히 지원하고 투자하는 것은 국민복지차원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경제성 효율성의 원칙에 의해 매년 문을 닫고 있는 농촌 학교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정박사는 복잡하게 얽힌 농촌문제가 몇가지 처방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정책만이 쓰러져 가는 농촌을 살리는 길임을 강조했다. 가장먼저 농사짓는 농민이 변화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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