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부터 33세까지 7년 동안 남해에서 교편을 잡았던 김정한 선생.  
  



“사람답게 살아가라!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불의에 타협한다든가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이 갈 길은 아니다.”
-요산 김정한 선생의 단편소설 「산거족」중에서-




소설가 김정한 선생(1908∼1996)은 부산을 근거지로 하는 부산민족문학작가회의 문인들이 추앙하는 문인이다. 부산민족문학작가회의 문인들이 중심이 돼 그의 호를 따서 ‘요산문학제’까지 개최해올 정도로 지역문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우리는 쉽게 단편소설 「사하촌」 작가로 기억하고 있다.

지난 98년부터 해마다 10월 20일을 전후로 개최되는 '요산문학제'는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문학잔치마당으로 자리잡았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하는 2003년 요산문학제는 19일부터 25일까지 7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올해 요산문학제는 남해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요산 선생과 남해는 특별한 연을 가지고 있고 문학제를 주최하는 부산민족문학작가회의 작가들이 이번 문학제에서 이를 조명하기 때문이다.

요산 선생은 26세 되던 해인 1933년 10월 남해초등학교(당시남해공립보통학교) 교원으로 취임해 32세가 되던 1939년까지 근무했다. 1939년 남명초등학교(당시 남명공립보통학교)로 전임된 뒤 이듬해 교원직을 그만 두고 부산 동래로 이주하기까지 만 7년간의 황금 같은 청·장년기를 남해에서 보냈다.

선생의 대표작인 단편소설 「사하촌」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해는 요산 선생이 남해에 온지 3년만인 1936년(29세)의 일이다. 최근까지 문단에서는 「사하촌」의 배경이 남해라는 해석이 유력했지만 최근에는 동래 범어사로 해석하는 편이 우세하다.

  
 
  
                                           요산 선생의 문학현장 표지목.             
  

요산문학제는 요산선생의 자취가 남아 있는 문학현장으로 문학기행을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요산문학제 운영위원회는 올해 문학기행을 요산선생의 남해시절 자취를 더듬는 것으로 정했다. 선생의 문학작품 속에 또렷이 흔적이 나타나는 현장에 선생의 표지목을 세우는 일도 문학기행에 나서는 큰 목적이기도 하다.

문학기행은 19일 부산에서 출발해 남해초→남명초→다랭이마을→읍 회나무에 이른다. 요산문학제 운영위원회는 선생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회나무 옆에 선생을 기리는 조그만 표지목을 세우고 제막식을 갖는다.

이 표지목을 세우기 위해 요산문학제 운영위원회는 남해군과 남변리 이장에게 사전에 협조를 구하는 등 모든 절차를 밟아놓고 있다. 요산 선생을 기리고자 하는 사람들은 19일 일요일 오후 3시30분까지 회나무거리로 나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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