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버린 맷쌀한 겨울산
들국화 하늘거리는 가을은 가고
눈처럼 떨어진 낙엽은 거리마다 바람에 나부끼네
멋지게 익어있는 가을산
수채화 같은 하늘에 뭉개구름
그들은 가버렸네
가을이 손잡고 그냥 가버렸네
사시사철 푸른 겨울산 솔님아
때로는 외로워 보일때도
때로는 고고해 보일때도
우리도 님처럼 그렇게 살고있네
한 많은 세상살이 얽히고 설킨 인과 업으로

못떠나고 못보내는 인연도 있다더냐
마디마디 맺어있는 장벽에 응어리는
자신을 낮추고 목소리도 낮추고
하늘을 나는 새·바위나무 풀 한포기에게도
기원하면서 후회없는 나날을 보내야 하렵니다
겨울산 솔님은
눈이 내리는 날이면 이불을 삼고
비가 내리는 날이면 목욕을 하고
바람부는 날이면 운동을 삼고
오고가는 나그네 길손을 하고
태산은 쉴새없이 움직이네
말없이 선에 잠긴 깊은 겨울 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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