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신고 늦어 가족 병원비 부담에 걱정

지난달 우리지역을 할퀴고 간 태풍으로 60대 주민이 다쳐 사망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고현면 중앙동에 살던 하용석(68)씨가 태풍으로 다친 대퇴부 수술 후 발생한 합병증으로 끝내 숨을 거둬 가족은 물론 이웃주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하씨는 생전에도 신체장애 3급장애인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어오는 등 편치 않은 삶을 살아왔다고 해 하씨의 안타까운 주검이 더욱 슬프게 전해지고 있다.

하씨 가족들에 따르면 태풍이 불던 지난달 12일 부인이 심한 바람과 비속에서도 집안 살림들을 정리하러 바깥에 나간 것에 불안을 느낀 하씨가 아내를 돕기 위해 나가다가 심한 바람과 비에 넘어지면서 대퇴부를 심하게 다쳤다고 한다.

그 후 마산의 한 병원으로 옮긴 하씨 가족들은 처음에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으나 10주가 넘는 진단이 나오면서 하씨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그래서 애초 마을에도 알리지 않았던 하씨의 부상 소식을 뒤늦게 알리고 병원의 진단에 따라 수술을 하게 됐다.

하지만 하씨가 워낙 몸이 허약한데다 수술 후 합병증으로 상태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까지 이르러 하씨를 집으로 옮긴 후 지난달 27일 결국 눈을 감았다고 한다.

하씨의 아들은 "처음에는 아버지의 상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지 않아 마을에도 알리지 않았다"며 "병원 진찰 후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마을이장에게 아버지의 상황을 연락했다. 이렇게까지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아버지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이같은 일이 진행되는 동안 군내에 하씨의 부상과 사망소식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면서 행정에서도 하씨의 소식을 뒤늦게 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현재 남해군은 하씨를 태풍 피해자로 처리하기 위해 경남도와 중장정부에 보고를 올렸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군 사회복지과의 한 관계자는 "가족들의 늦은 신고로 한참 뒤에야 부상자 보고가 올라왔으며 사망 소식도 며칠 전에야 알 수 있었다"며 "이미 경남도에 피해집계 보고가 끝난 상태라 하씨에 대한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하씨의 가족들은 하씨의 병원비로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그래서 하씨가 태풍피해자로 확인돼 병원비라도 부담을 덜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느닷없이 찾아온 가족의 주검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경제적 부담에 고민해야한 하씨 가족들의 짐이 행정의 배려로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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