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에게 검도를 가르치고 있는 이실관 교수
대한검도회가 주관해 지난 9월 실시한 ‘2007 추계 중앙(승단) 심사’에서 공인 ‘교사(敎師)’ 7단을 획득한 대학 교수가 10여년이 넘도록 고향에 있는 후배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남해가 고향인 대경대학교 경호행정학부 이실관(44) 교수.

검도를 시작한지 10개월 정도 됐을 때부터 검도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이실관 교수는 남해중학교 1학년 때 검도를 시작해 다음해인 2학년 때 검도부 주장을 맡았다. 이어 전국체전에 처음 출전한 그는 단체부 우승을 이끄는 팀웍을 발휘하기도 했으며, 소년체전 7, 8회에 참가해 연이은 수상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이 교수의 모교인 남해중학교 교기니 한번 해보자고 시작했던 검도는 이 교수가 대학교 진로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방향을 알려줬다. 그 결과 대학시절 상비군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차례 수상을 했고, 36세 되던 해에는 '대통령배 일반 검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참가 선수 중 가장 많은 나이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후 2000년엔 구미시청 검도 선수단을 창단했고 선수 겸 코치로 활동을 하던 중 이듬해 대경대학교 교수로 임용돼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검도를 가르치고 있다.

이번 이실관 교수의 7단 승단이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다소 늦은 나이에 승단을 한 이 교수에게는 젊은 선수들과는 또 다른 기쁨이 있을 것이다.

대한검도회에서 공식적으로 집계한 7단 이상의 승단자는 전국적으로 대략 225명. 전국적으로 따져 봐도 200만 이상이 넘는 검도인들이 검객이 되기 위해 죽도를 놓지 않는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취미로 혹은 직업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검도를 하고 있고, 또 수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포기하기도 한다. 이 교수도 검을 놓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놓지 못하는 것은 그를 지금 검도인으로 만들어준 고향 남해 때문이라고 한다.

직접 체육관도 운영하고 있는 이 교수는 “검도라는 운동을 배우려는 학생이 적은 남해에서 꾸준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후배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큰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언제나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후배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바른길을 가는 훌륭한 검도인이 되기를 바란다”며 고향에서 검도를 하고 있는 후배 사랑하는 마음을 전했다. 그 마음이 10여년째 이어져 학생들에게 죽도를 나누어 주기도 하고, 시간이 나면 찾아가 격려의 말과 지도자로서의 따끔한 충고도 하고 있다.

또한 이 교수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박영헌 선생님 덕분에 검도를 시작하게 돼 이렇게 자리를 잡게 됐다.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아들을 믿어주고 든든한 후원을 해주시는 남해에 계신 부모님께도 고맙다. 고향 남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아끼지 않을 것이다. 특히 나를 검도 인으로 만들어준 남해중학교에 검도부가 이제는 없어졌다. 다시 검도부가 생길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기쁜 마음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올해로 이 교수가 검도를 시작한지 약 30여년째. 승단과 함께 단수 앞에는 교사(敎師)라는 칭호가 붙었지만 이 교수는 지금도 매일 새벽이면 두 시간 가량 그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체육관으로 달려가 운동에 전념한다.

대경대학 경호행정학부에서도 학생들에게 주 10시간 이상씩 검도를 가르치며, 경호원이 되고자하는 학생들에게 검도로 경호정신을 전하고 마음의 수련을 시키고 있다. 그에게 검도는 고향 남해를 사랑하는 마음이자, 부모님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자, 스스로를 다스리고, 학생들을 수련시키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제공: 데일리안 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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