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산사에 스님들의 노랫소리 울려 퍼져

가을을 맞은 망운산 자락, 고운 빛 단풍과 함께 화방복지재단이 주최하는 ‘산사음악회와 연등축제’가 지난 20일 다섯 번째 마당을 열어 화방사 경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산사에 해가 저물고, 불자들의 소망을 고스란히 담은 연등이 하나 둘 불을 밝히며 시작된 이번 음악회는 장사익, 마야, 태수 등의 인기 가수들이 공연을 했던 지난해의 공연과 달리 ‘화방축제 심신(信心)’이라는 이름처럼 올해 공연에는 여러 지역에서 온 여러 스님들이 무대에 올라 산사에 무르익은 가을정취를 아름다운 음악에 담아 선사했다.

첫 무대는 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병창 전수자이자 남해문화원 국악 강사로 활동하며 매주 화방복지재단에서 국악 공연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 박초연 선생의 승무로 시작돼 흰 장삼이 까맣게 저문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며 시작됐다.

하유 스님의 법고공연의 힘찬 소리는 어둠이 내려앉은 산사를 깨웠으며, 부처님의 자비로움을 받아 따뜻한 마음을 전하자는 뜻에서 만들어진 화방사 보현행원 합창단의 합창과 합창단 김 고경심 총무의 발원문 낭독으로 산사음악회가 열린 의미를 전달했다.

용문자 주지 스님이면서 불교라디오방송 ‘행복한 미소’를 진행하고 있는 성전스님의 사회로 시작된 본 공연은 다수의 오페라와 음악회에 참여한 소프라노 이현주, 독창회를 5회 개최하고 kbs 열린 음악회에도 출연한 시명 스님, 노래로 불심을 전하고 있는 도신 스님과 심진 스님, 여승으로 유일하게 무대에 올라 멋진 노래와 플루트 연주를 선사한 서연 스님(인드라)이 깊어가는 가을, 신심(信心)이 깊어 갔다.

화방동산 원장이면서 화방사 주지인 석효천 스님은 “오는 10월 30일이면 사회 복지를 위해 시작한 화방동산이 개원한지 5년이 된다. 25명의 어르신들과 시작했는데, 이젠 125명의 어르신들과 함께 하고 있다. 또한 도시락 전달 269세대, 이동목욕봉사, 지역자활센터 차상위 계층 100여명 등 약 1100세대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도움을 준 자원봉사자, 후원자 여러분에게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이웃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내빈으로 참석한 하영제 군수는 “지역 사회를 위해 많은 봉사활동을 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효천 스님께 고맙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산사에 모여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 내년에도, 그 다음해에도 계속해서 화방사의 산사음악회가 계속되길 바란다”는 인사말과 함께 ‘선구자’를 열창해 관객들로부터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 날 공연에는 하영제 군수 내외, 박화자 의원, 한호식 의원, 김종철 의원, 박승현 경찰서장, 양산대학교 조병선 학장 등과 많은 군 공무원들이 참여해 자리를 함께했으며, 김태호 도지사와 그 외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사람들은 축전을 보내와 개원 5주년을 맞아 열린 음악회를 축하했다. 도로가 막혀 예상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가수 한혜진 씨는 가을임에도 겨울처럼 추운날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려준 관객들에게 보답의 뜻으로 열창을 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가수 한혜진 씨의 공연이 늦어지면서 대신 무대에 오른 하유스님은 스스로를 ‘불교계의 하리수’라 얘기하며 재미있는 입담과, 노래를 부르며 신들린 춤사위를 펼쳐 3번의 재청을 받았으며 관객들의 입에선 “역시 하유스님이야”라는 말이 연신 터져 나오며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아울러 음악회를 주최한 화방복지재단은 행운권 추첨을 통해 추운날씨에도 산사를 찾은 사람들에게 반야심경 병풍, 고산 큰스님, 월하 큰스님, 알타 큰스님의 글, 파크랜드 양복, 다기 세트 등을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선물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