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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천지역 도로는 심한 굴곡과 좁은 폭으로 사고 위험이 높아
선형공사와 확.포장 공사가 시급하지만 예산이 없다는 이유
로 사업이 미뤄지고 있다. 사진은 수년째 절개된 채 방치된 왕
지고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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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군내에서 남면과 함께 유리하게 중앙선이 없는 설천도로는 운전자들에게 사고발생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군내 도로망에서 가장 사고위험이 높고 굴곡이 심한데다 사고가 발생하면 원인을 떠나 무조건 쌍방과실로 인정돼 설천지역을 운전하는 운전자들의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오랜기간 도로 폭 확장과 선형공사를 요구해온 설천면민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관련공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 98년 설천면이 토석 채취를 위해 절개한 왕지고개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수년간 방치한 결과 흉물로 변해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설천면은 왕지고개에 위치한 산 일부를 절개하면서 두가지 목적을 밝혔다. 설천면은 면내에서 추진되는 각종 공사에 필요한 토석의 원할한 공급을 위해서라는 것과 절개로 인한 도로구조개선사업 추진을 그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절개구간 일부를 소공원으로 조성해 주민과 관광객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계획도 함께 덧붙여졌다. 하지만 절개한 산자락은 별다른 조치없이 5년이 지난 지금 주민과 관광객에게 휴식공간이 아닌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흉물로 방치돼 있다.

절개구간 방치에 대해 설천면과 남해군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설천면 관계자는 "토석 채취는 계획대로 이뤄졌으나 이후 선형개량공사는 예산확보가 안돼 현재까지 미뤄지고 있다"면서 "매년 남해군과 경남도에 사업추진을 요구하고 있지만 별다른 확답을 못 얻고 있다"며 방치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남해군은 절개부지를 군에서 이미 매입해 놓은 만큼 더 이상의 군비 추가는 어렵고 도로를 관리하는 경남도에서 포장관련 예산만 확보해준다면 당장이라도 공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경남도 또한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방도 관리처인 경상남도 도로관리사업소측은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시급히 추진해야할 다른 지역 사업도 있어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려 추진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정규 포장계장은 "서부경남지역에만 선형공사가 시급한 구간이 36개소이지만 예산확보가 쉽지 않아 대부분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설천 도로의 경우 교통량이 많지 않고 다른 곳보다 사고 위험이 적다고 판단해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설천면과 남해군의 입장과 달리 선형공사를 위해서는 기존 도로와의 연결공사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며 예산확보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련당국들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설천도로의 구조개선 사업 추진은 기약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예산을 확정해 집행해야 하는 경남도나 남해군의 입장에서야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이나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겠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수년에서 수십년간 방치된 도로 때문에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은 그 어느 지역보다 높아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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