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무더운 여름철이면 참외. 수박 등 애써 가꾸어 온 농산물을 지키기 위한 원두막집을 지어 지켜온 지난날의 한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머나먼 추억속으로 잊혀진지 오래며 보기조차 어렵게 됐다.

얽히고 설킨 참외나 수박덩쿨처럼 고향의 추억이 얽힌 원두막…!

요즘은 개구쟁이 꼬마들 마저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주인들이 송아지만한 세퍼드 나 큰개를 풀어놓아 살벌한 느낌마저 들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낭만이 깃들인 여름철의 농촌의 모습이었다.

매미소리 들으며 장기판을 사이에 두고 막걸리 내기 장기로 한낮의 무더위를 쫓던 이 높다란 초막은 오가는 길손의 소나기 피난처로도 애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렸을적 추억을 되살리는 것은 개구쟁이들과 어울려 한밤중에 기습작전을 폈던 참외와 수박서리.

떼를 지어 남의 물건을 훔쳐 먹는 장난으로 사전이 풀이 하듯 예로부터 여름철 참외, 수박 서리와 겨울철 닭서리는 시골생활에선 짓궂은 장난으로 접어 두어 알게 모르게 넘어 가버렸다.

옛날 농촌에 오락거리도 없는데다 간식거리 마저 많지 않아서인지, 여기에 인심 또한 순박해 서리 하는게 그렇게 큰 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리가 유행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원두막은 보통 8264㎡의 수박밭이나 참외 밭에 높지막한 원두막 한 채나 두 채를 짓고 후덥지근한 무더위를 식히면서 한때의 여름철 피서를 보내는 곳으로도 한몫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서리꾼도 없을 뿐 아니라 서리하다 현행범으로잡히면 특수절도죄로 잡혀 들어간다며 각박해진 인심을 탓하기도…

그래서인지 오늘날 수박, 참외 등 농사짓는 사람은 원두막 없이도 과실농사 잘 지어 짭짤한 수익만 보고 있다.

옛날 그 옛날 재미있었던 그 추억을 그리며 되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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