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철(국가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필자가 남해의 유배문학과 역사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인 지도 벌써 햇수로 10년째이다. 처음에는 향당 이청기 선생의 ‘사향록’과 정의연 남해군향토역사관장의 여러 저술들 그리고 문화원에서 발행한 향토사 관련 책들을 텍스트로 삼았다.

지난해부터 ‘삼동면지’와 ‘남해읍지’를 집필하면서 ‘조선왕조실록’ 등에 실명이 거론된 유배형과 관련된 사람들을 정리한 결과 최소 144명 이상이 남해로 왔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

필자는 2005년 이후 남해읍 문화거리 조성사업에 참여하면서 남해문화원과 협의를 거치면서 남해유배역사를 연구해 왔다.

남해 유배객 수는 지금까지 35명 정도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2007년 3월 6일 남해군과 남해문화사랑회에서 발행한 ‘역사와 문학기행을 통한 보물섬 재발견 교육교재’ 하권에 의하면 유배객 수는 모두 76명이다. 이것은 기존의 2배가 넘는 유배객을 찾아낸 중요한 성과로 보여진다.

그러나 1994년 발행된 ‘남해군지’에 이미 게재된 나만갑, 김전, 박성원 등 3명이 누락되었고, 고창감과 이팽년을 다른 인물로 여겨 이중으로 서술한 부분은 고창감이 이팽년의 벼슬명이므로 한 명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78명이 밝혀진 셈이다.

‘조선왕조실록’ 중종 101권, 38년 9월 2일자 기사 “정원이 아뢰기를 ‘위리안치한 종실사람을 의금부에 물었더니, 전 고창감 이팽년을 가정 16년 3월에 장 일백에 처하고 경상도 남해현에 위리안치 하였다 합니다’ 하니<하략>”를 보면 고창감은 곧 이팽년의 벼슬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이청기 선생이 1973년에 저술한 ‘사향록’에서부터 지금까지 정설로 여겨온 대사간을 지내다 양재동 벽서사건으로 유배온 것으로 알려진 김만상(金彎祥)은 김난상(金鸞祥)의 오류이기에 반드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 역시 ‘조선왕조실록’ 명종 31권, 20년 11월 30일, 12월 2일자 기사에 나오는 난새 난[鸞]자를 굽을 만[彎]자로 잘못 읽은 탓으로 34년간 잘못 알고 있었다.

영의정까지 오른 장순손, 김치인도 남해로 유배

기존의 연구 성과에 66명의 새로운 인물을 남해 유배역사에 등장시키면 모두 144명(함께 온 유배자와 친족을 합하면 150명 이상)이 된다.

새롭게 찾아낸 인물 중에는 영의정까지 오른 장순손, 김치인, 육조의 판서를 지낸 이세좌, 김덕함, 홍무적, 조돈, 김달순, 강원도관찰사 서형수, 대사헌 이사상, 도총관 유정량, 호조참판 목임일, 대간 신명규, 통제사 김경, 지평 권두기, 창원부사 이여절 등 고위직 문무관을 비롯 대부분이 관료들이나 참형을 당한 관료의 처자들이 유배객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재까지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해로 유배온 사람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 증거는 ‘조선왕조실록’ 현종 7권, 5년 1월 10일자 기사에 나타난다.

경상감사 이상진이 남해와 거제가 흉년을 당해 고달프니 정배된 자들을 이배시켜 달라는 장계에 형조가 왕에게 다시 올리는 장계에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전략>두 고을에 정배된 죄인은<중략>현재 모두 60인인데<하략>”

남해와 거제에 동시에 60명의 정배된 죄인이 있었다는 것은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생각하면 아무리 축소하여 어림잡아도 1천여 명 이상의 유배자가 남해를 거쳐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해는 거제, 진도, 제주와 함께 조선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유배지로 한국사의 굵직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관련되어 있기에 유배의 역사를 빼고는 남해의 역사를 제대로 조명할 길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지면이 허용한다면 새롭게 밝혀진 유배객들에 대한 유배 이유와 그들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개인에 대한 상세한 경력 등을 기술하고자 한다.

현재까지 밝혀낸 144명의 유배객 명단

쪾고려 - 왕진, 최세보, 정세유, 정숙첨, 주연지, 송군비, 백이정

쪾조선 - 박의손, 가야지, 김고음용 처자, 이석정, 조숙, 조관, 정원석, 배시개, 이강 외 5명, 성구연, 김처지, 이확, 이효종 처 백시, 이효상, 이효정, 이예중, 승려 성재, 이철산, 최금동, 덕중, 박호산, 최숙정, 이근필, 김시생, 박형근, 이명호의 처 종금, 김전, 엄귀손, 이세좌, 이인, 우음련, 장순손, 김구, 이팽년, 남공준, 윤임, 양윤온, 김만상, 승려 계당, 이영, 정언신, 목경선, 성준구, 이승의, 유정량, 해순, 박길상, 정택뢰, 김덕성, 이성윤, 나만갑, 고대관, 소득, 조직, 김덕함, 기윤헌, 이선철, 문회, 김설, 임건, 정지향, 민귀달, 이위, 강문익, 조정, 박계장, 유정립, 장세철, 정지문, 궁녀 진이, 심노, 홍무적, 경안군 회[소현세자의 셋째아들], 변철추, 신명규, 역적 형장의 딸, 김경, 남구만, 조성, 조유맹, 김만중, 이이명, 심권, 이미명, 권대운, 목임일, 강오장, 유명현, 권두기, 임홍, 오중한, 김조택, 이사상, 김정, 윤서교, 권세, 박성원, 신사언, 김적희, 서형수, 정방, 조덕상, 이숭호, 서호수, 이달, 서명신, 조돈, 심의지, 김홍태, 김의달, 윤홍렬, 이원, 이효원, 이기경, 정문주, 이도찬 족속, 심후, 유의양, 유언호, 정광충, 김용, 변경진, 김치인, 이득배, 유한장, 윤시동, 구상, 임관주, 오대익, 대사간 유화, 김종수, 이여절, 조시준, 김후, 이위달, 김달순, 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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