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짝웃는 유승주양
 

경남도교육청에서 실시한 ‘2007년도 전국 양성평등 글짓기 대회’에서 남해초등학교 6학년 유승주 양의 글이 최우수상(경남도교육감상)에 선정됐다.

양성평등 문화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고, 가정과 학교에서 양성평등 의식을 제고하기 위하여 경남도교육청이 개최한 ‘2007년도 전국 양성평등 글짓기 대회’에서 남해군 대표로 출품된 유승주 학생이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시상은 상장과 부상이 남해교육청으로 내려오는 데로 있을 예정이다.

 

최우수작으로 뽑힌 유승주 양의 글을 소개한다.

 

 


 

 

 

 

행복한 ‘쓰리 딸’을 위하여


나는 11살 차이가 나는 늦둥이 동생이 있습니다. 작년 아름다운 가을에 태어난 내 여동생은 이름보다 많은 사람들이 ‘쓰리 딸’이라 부릅니다. 우리 집은 딸만 셋인 딸 부잣집입니다. 내가 태어날 때도 우리 할아버지는 많이 섭섭해 하셨지만 작년에 태어난 우리 늦둥이는 “이번에는 아들이겠지.”하고 기대하시던 모습에 실망감이 가득 차 역정까지 내시던 할아버지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유교의 고정관념으로 대를 이어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주 불평등하게 보였습니다. 산부인과 병문안 오신 분들도 “딸이라면 중간에 낙태하지 왜 낳았냐!”는 말씀을 했습니다. 제 눈에는 동생이 한없이 예뻐 보이기만 했습니다. 엄마 또한 그 말씀에 서운하고 황당해서 어이없어 하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동생을 낳는다고 엄마는 좋은 음악을 10개월 동안 들으시고 많은 운동을 하셨습니다.

또한 동생을 낳는 그 순간까지도 무수히 많은 땀을 흘리면서 고생을 했습니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습니까? 저는 제 동생이 세상을 밝게 해 주는 단 한 명의 천사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렇지 않나 봅니다. 어른들의 그런 모습에 나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산부인과의 많은 간호사들 중에는 남자 간호사도 있고, 유명한 레스토랑의 주방장도 남자가 많고, 철을 만드는 제철소의 힘든 노동일에도 여자 근로자들도 많고 정비소에 여자 정비사도 많은데…이런 무슨 시대에 맞지 않는 황당한 일인가? 어찌해서 힘들게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와 엄마 걱정은 하지 않고 남녀의 성별만을 따지며 탄생의 기쁨과 가족 축하는 사라졌을까? 사내아이만이 대를 이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소중한 우리 동생의 탄생과 가족의 즐거움은 뒷전이 되고 버린 현실이 엄마와 우리 동생을 상처받게 했고 지우개로 지워도 지워질 것 같지 않는 쓰라린 상처를 남겼습니다. 현실이 딸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우리 가족은 ‘쓰리 딸’이라는 막내 동생의 귀여운 애칭을 듣기 싫어합니다. 아들을 장가보내려면 결혼 준비로 너무나 많이 돈이 들어 부모님이 힘들고, 학교에서 남자 어린이가 여자 짝지랑 같이 앉는 것도 복권 당첨과 같은 행운이라 말하면서도 가장 소중한 가족의 탄생에서는 소외 받는 것 같습니다. TV나 메스컴에서는 사회 인식의 벽을 넘어 무한경쟁에서 성공한 여성 성공인들 이야기로 가득 차고 결혼 시기에 남편을 고를 수 있는 여성 사회인의 지위도 높아 졌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처음 시작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차별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산부인과 분만 대기실에 모여 있는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아들이 태어났다고 하면 격려와 환호를 보내고 딸이 태어났다고 하면 실망과 측은해 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반된 행동을 합니다. 땋을 낳았다고 하면 “으이구, 서운하겠네.”하면서 아들 낳았다고 하면 “정말 축하합니다.”라고 합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고 웃긴 상황이 벌어집니다. 사회가 변화되어 현실적으로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한다고는 하지만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시작부터 차이를 둡니다. 우리가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이나 가정에서부터의 동등한 생각과 느낌으로 남녀평등을 형성한다면 상처받은 마음, 병든 사회가 사랑과 이해심으로 하나 되는 건강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쓰리 딸’이라는 내 동생의 애칭이 말 그래도 웃으며 귀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너그럽고 편안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가정에서부터 자녀를 평등으로 사랑한다면 사회평등은 금방 만들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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