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대웅 기자 asrai@womennews.co.kr
“제 딸이오? 저한테는 둘도 없는 선생님이죠. 저를 닮아가는 딸을 볼 때마다 책임감을 느껴요.”
“엄마는 친구 같아요.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분이라서 그런지 이야기가 잘 통해요.”
부부 성 담론서인 ‘부부 성공시대’를 펴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성학자 오한숙희(49)씨가 최근 큰딸 장한희록(20)양과 함께 ‘딸, 이렇게 키워라’는 제목의 교육 관련 번역서를 펴냈다.

이 책은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 바버라 마코프 박사가 쓴 책을 오씨가 번역한 것으로 1998년 초판이 나온 이래 500부가량 꾸준히 팔려온 스테디셀러다. 오씨는 이번 개정판에서 장마다 ‘오한숙희의 우리 딸들 이야기’를 덧붙여 자신의 경험을 녹여냈다.

이번 개정판은 큰딸과 함께 한 첫 작품이라서 더 의미가 깊다고 오씨는 밝혔다. 대안학교인 하자학교를 수료한 후 미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희록양은 엄마가 번역한 글을 읽고 각 장에 들어갈 삽화를 그렸다. 희록양은 “그림을 그리면서 엄마와 더 많이 이야기하고 서로 더 깊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책에는 ▲딸이라서 그렇다는 생각을 버려라 ▲딸이 하는 말을 진심으로 믿자 ▲딸을 독립적으로 키워라 ▲딸에게 멋진 여자들을 보여주자 ▲딸에게 여성 차별을 보는 안목을 길러주자 ▲외적인 아름다움은 두번째라고 말하자 ▲딸과 함께 첨단과학을 배우자 등 멋진 딸로 키우기 위한 7가지 전략이 담겨 있다. 오씨는 “모든 전략이 다 중요하지만 특히 딸에게 롤모델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 중 자신의 멘토를 찾아내는 작업은 중요합니다. 굳이 거창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든 후에도 꾸준히 자신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남성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는 여성, 열심히 살림하는 억척아줌마들의 모습을 통해 어떻게 살지를 고민하고 조언을 얻는 게 필요하죠.”
오씨는 또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에게도 이 책이 실질적 도움을 준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둘째딸을 키우면서 오씨는 책을 통해 많은 위로와 도움을 받았다고. 
“아이들은 8개의 기질유형에 따라 저마다 다르고, 에너지를 얻는 것도 외향적인 아이와 내향적인 아이가 서로 다르더군요. 저희 아이들의 경우 큰딸은 밖에서 에너지를 얻는 형이고, 작은애는 혼자 있으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유형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발달장애를 겪고 있다는 이유로 자꾸 작은애를 밖으로 내보냈으니 희령이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겠어요.”
오씨는 자신이 그랬듯이 많은 부모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식 키우기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문제를 해결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인터뷰 내내 모녀는 친구처럼 툭탁거렸다. 서로 시간이 안맞아 얼굴 보기도 힘들다며 희록양은 엄마에게 불평 아닌 불평을 했다.   

출처 : 여성신문
            김나령 기자 nrkim@womennews.co.kr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