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산은 창선면 옥천리에 위치하는 해발 467m의 산이며, 창선면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창선을 대표하는 산이다.
대부분 이름있는 산들이 사찰과 함께 하듯 대방산도 고려조에 망경암이란 암자로 시작해 조선조때 개칭된 운대암과 함께 하고 있다.
대방산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이나 등산객들은 보통 운대암과 창선저수지에서 출발해 국사봉을 지나 봉수대를 거쳐 하산하는 순환코스를 선택한다.
정숙한 운대암과 저수지의 시원한 물을 보면서 걷다보면 ‘국사봉’이라 적힌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곳으로 올라가다보면 갈래길이 보인다.
다시 왼쪽으로 가면 제법 숨을 차게 하는 오르막이 계속되는데 이 오르막을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곧 국사봉에 도착하게 된다.

국사봉에 올라 보면 옛날 마구간의 용도로 보이는 돌담이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옆에는 누가먼저 시작했는지 모를 ‘소원돌탑’이 쌓여 있다.
한숨을 돌리고 다시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통나무로 만든 계단길이 간간히 나온다. 등산객을 배려한 마음이 느껴지나 오르막의 계단은 왠지 불편한 느낌으로 전해진다.

1시간여 의 산행 끝에  정상에 도달하면 큰 고목 밑에 나무평상과 조그만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혼자 있어도 사람냄새가 나는듯해 친근감마저 든다.
초소 뒤 정상석에 서면 시원한 바다위로 펼쳐진,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경치들을 감상할 수 있다.

경치들을 뒤로하고 계속 나아가면 얼마가지 않아 도지정기념물 제 248호 봉수대가 나온다.
봉수대가 있는 대방산은 옛날 금산과 사천 각산의 봉화신호를 받아 곤양과 서포등의 육지로 전달하는 중간역할을 해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였다. 그리고 지금은 옛날의 봉수대의 모습은 볼 수가 없지만 원형재현을 위한 복원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이 등반로에서 마지막 볼거리였던 봉수대를 거쳐 내려오면 저수지제방이 보인다. 그 제방 밑을 돌아 운대암으로 올라가면서 이 순환코스는 끝난다.
등산을 마치고나니 대방산의 높이는 다소 낮은 감이 들었다. 오르막길과 바닥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도 될 만큼 널찍하며,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것처럼 부드럽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역시 산은 산이었다.
산 정상의 높이와 경치가 비례한다고 생각했었으나, 대방산의 경치는 그 생각을 달리 달리하게끔 했다. 그리고 반복되는 오르막과 내리막은 세옹지마의 의미를 생각게 했으며, 산행중의 고적감은 타인을 그립게 하고 단지 타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해주었다.
과연 창선을 대표하는 명산이라 할만 했다.
한편 대방산에는 앞서 언급된 것 외에도 8경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날 산행을 통해 보려고 했으나 이정표나 안내표지 등이 없었다. 결국 8경은 구경하지 못하고 아쉬움만 남긴 채 하산해야했다.


원래 대방산 8경은 18경에서 으뜸만 골라 정해졌다고 한다.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지면으로나마 8경을 간략히 소개해본다.

▲제1경은 망경암지 (운대암이 시작된 절벽위의 터) ▲제2경은 칠성암 (높이 22m로 바위가 일곱층으로 쌓인 듯한 모습) ▲제3경은 삼선암 (단홍문과 구멍바위라고도 불림) ▲제4경은 좌선대 (선인들의 수행 장소 중 한곳) ▲제5경은 참선대 (현대에도 초자연현상들이 있는 곳) ▲제6경은 좌선굴 (수도승의 면벽수행 장소라 전해지는 곳) ▲제7경은 대장암 (장군들이 나라수호를 맹세했다고 전해지는 곳) ▲제8경은 벼락재 (일제가 말뚝을 박아 정기를 훼손시킨 정상석) 이다.
하루라도 빨리 8경들을 소개하는 표지판과 이정표가 설치돼, 대방산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8경을 쉽게 찾고 구경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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