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강고개서 납산가는 입구에 서있는 이정표

여름에는 흔히들 바다를 생각한다.
바다 못지않게 시원하고 여러모로 좋은 곳이 있다.
잠깐 잠깐 부는 바람에서 시원함의 극치를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산이다.
등산은 걷기와 뛰기보다 효과가 좋으며 근력, 유산소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초여름인 지금, 약간의 필요한 물품만 챙겨서 휴일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아님 혼자서 산으로 가봄이 어떤가.
반나절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적당한 산이 있다.
우리군에는 금산과 망운산 같이 유명한곳도 있지만 그 못지않은 곳이 이동면 용소리에 있는 용문사절을 받쳐주고 있는 납산이다.
공식명칭은 송등산, 괴음산을 포함한 호구산군립공원이다.
원숭이의 옛말 ‘납’자를 써 납산이지만 원숭이 ‘원’자를 써 원산이라고도 불린다.
이름이 많아 근처 동네 어르신들의 논쟁거리가 되는 것도 왕왕 보았다.
북쪽에서 보면 원숭이의 웅크린 모습처럼 보여서 그 같은 이름이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호랑이가 누워있는 모습처럼도 보이며 남쪽에서 바라보면 임신부가 누워있는 모습처럼도 보인다.
‘임신부의 배가 꺼지면 신동이 태어난다’ 는 등의 전설도 전해진다.
여러 종류의 단풍나무들과 기암괴석들을 가진 납산은 해발 626m로 2-3시간 등반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다양한 등산로가 있다.
외지에서 처음 온 사람들은 대부분 용문사에서 초입하여 간 길을 되돌아온다.
용문사에서 정상까지 등산은 비교적 수월하나 또 하나의 절경인 기암괴석의 절벽은 오른쪽에 있다.
아쉬운 점은, 외지인들이 다양한 등산로가 있음에도 이정표나 그 정보가 부족해 행여 다른 길로 가서 길을 물어보며 헤매는 바람에 경치를 즐기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것이다.
정상에 오르면 비로소 땀 흘린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서쪽으로는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였던 노도가 보이고 동쪽으로는 사천과 삼천포가 보인다.
북쪽으로는 하동이 광양이 보이며 남쪽으로는 금산이 보인다.
고개를 들면 하늘이 보인다.
여럿이서 다른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올랐어도 정상에서는 동상이몽이란 있을 수 없다.
▲ 납산 등성이
시원시원한 절경을 보고 있노라면 머릿속은 온통 ‘좋다~’라는 감탄사뿐이다.
제법 넓은 정상 한쪽에는 납산과 봉화대의 연혁이 새겨진 안내문이 있다.
봉화대는 2006년에 보수복원 됐고 안내문도 세워졌다.
▲ 용문사 입구
주차시설이나 길목역할로 용문사를 거치면 납산에 오르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외지에서 단체나 모임이 많이 온다.
주말이나 공휴일엔 가끔 넓은 정상이 좁을 정도로 사람들로 붐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정상에서 점심을 먹는다.
산에서는 무엇을 먹어도 맛있는데 정성들여 싼 도시락이야 얼마나 맛있겠는가.
그러나 비닐종류 등의 썩지 않는 쓰레기를 남기고, 음주와 흡연을 하는 사람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늘 우리를 기다려주는 산은 물론이고 대자연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이며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
식사와 경치 조망 후, 내려가는 발걸음은 가볍다.
용문사에서 정상에 올랐다면 내려올 때는 왼쪽 산등성이를 타고 돌무덤과 기암절벽
▲ 사람 형상의 돌
을 지나 석평마을 쪽으로 내려오는 등산로를 추천한다.
오를 때 보다 내려갈 때가 무릎에 하중이 더 쏠려 무리가 많이 간다고 한다.
기암절벽의 웅장함을 느끼면서 쉬엄쉬엄 하산하면 더할 나위가 없다.
어느새 하산하고 나면, 보고 느꼈던 것은 기억되기보다 가슴에 녹아들며 산을 올려다보면서 다시 오겠노라 약속하게 만든다.
또한 어떤 뿌듯함으로 피로마저 달콤하게 느껴진다.
‘산이 거기 있어 올랐다’ 는 영국의 등산가 조지말로리의 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역시 글로 다하기는 무리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으니 오는 일요일에라도 가족들과 함께 용문사와 문화재들도 보고 납산의 매력도 느껴보자.
남해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납산을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서는 우리군민은 물론이고 이 명산을 찾는 사람들 모두가 그곳을 사랑하고 아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나아가 모든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용문사 가는길

1. 남해고속도로 진교IC ⇒ 남해대교 ⇒ 남해읍 ⇒ 이동면 정거리 ⇒ 신전리 ⇒ 용문사
          
2. 사천IC ⇒ 창선·삼천포대교 ⇒ 창선교 ⇒ 이동면 정거리 ⇒ 신전리 ⇒ 용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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