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조선업 불투명…후발주자이기에 서둘러야 한다

박 향우는 최근 3년간 부산시에서 법인으로는 가장 많은 세금(281억4200만원)을 납부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산 찾을 때마다 코앞에 다가선 광양과 비교돼 가슴 아팠다”
“남해발전 위해 지금 뭔가를 해야 한다”“돈 욕심이라면 조선소가 아니라도 할 일은 많다”“고향주민이 격렬히 반대한다면 언제라도 물러서겠다”며 박정삼 향우가 고향 남해발전을 위한 조선산업단지 조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군민과 향우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남해발전을 위한 희망의 청사진이 보물섬에 그대로 반영되길 기대하며 본지와의 지난 15일 이뤄진 전화인터뷰를 싣는다.<편집자주>

▲고향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으로 내 고향만은 어릴 적 기억 속에 간직한 모습 그대로 훼손되지 않고 향수를 달랠 수 있는 곳으로 남아 있었으면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실은 30년전 호남정유를 시작으로 광양제철, 여수산단, 하동화력, 삼천포화력 등에 포위돼 피해만 입고 있는 것 같다. 더욱 절실한 문제는 고향을 지키고 이어갈 사람도 없어 걱정이다. 광양만을 끼고 있는 일부지역만이라도 개발돼 인구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먹고사는 문제에 큰 고민이 없는 그런 고향으로 변화돼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사업결정 계기는

=4년 전부터 서면 정포 우물마을의 선산을 찾을 때마다 코앞에 다가와 있는 광양항과 내고향 남해가 비교돼 가슴이 아팠다. 주민들에게 요즘 쏙이나 바지락이 얼마나 생산되는지 물어봐도 광양항 개발로 예년 같지 않다고 말해 안타깝다. 뭔가를 해야한다. 뭔가 해야 한다면 섬이라는 이점과 물류비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조선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저도 50이 넘어 활동할 날도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과거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에 똥장군도 져봤고 잘 살아야겠다는 결심에 평생 써도 넘칠 만큼 돈도 벌었다. 이제 큰 욕심 없다. 이런 뜻에서 남은 여생과 경험 모든 것을 고향에 투자하고 싶다. 고향주민들도 이런 진심(眞心)을 알아  주었으면 한다. 돈 욕심이라면 조선소가 아니라도 할 일은 많다. 남해발전을 위해 주민들도 큰 욕심 없이 동참해 주길 기대한다.


▲현재 구상중인 조선산업단지 청사진은

=주택, 도로, 공공시설, 녹지공간 등 산업기반과 부대시설을 포함한 전체 규모는 100∼150만평 수준이다. 이중 실제 배를 모으는 신조조선산업단지는 65∼75만평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수리조선은 인건비가 싼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기술집약적인 신조선 부분이 주력(50%)이 될 것이며 나머지 50%는 조선기자재산업단지가 함께 들어설 것이다. 후발주자가 기존 국내 굴지의 조선소 및 외국 조선업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와 관련 산업 집약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조선산업 관련 전문가는 5년 후 조선산업을 불투명한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어 뒤차를 타야하는 후발주자로서는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면에서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각종 인허가나 민원이 짧은 시간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

▲지방산업단지와 국가산업단지 지정 문제는

=산업기반시설과 부대시설을 제외한 조선사업순수면적이 100만평 이하인 지방산업단지 지정(시도지사 지정)이 시급히 필요하다. 지방산단으로 지정될 경우 공유수면매립 등 각종 개발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가 의제(일괄처리)돼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산업단지로 지정될 경우 도로망 확충 등 기반시설을 갖추는데 정부예산을 일정부분 지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선산업에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정되는 데만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경제특구나 국가산단 방식보다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지방산업단지가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사업방식과 착공 및 완공시기는

=가능하다면 산기법(산업단지기본법)에 제시된 특수목적회사(SPC) 사업방식을 택하고 싶다. 이 부분은 남해군과 협의하고 좀더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어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 회사 차원에서 검토중이다. 설명회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저는 조선소 경영에 필요한 최소 지분(10∼20%)만 갖고 나머지는 회사, 남해군, 향우, 지역민이 지분을 갖는 형태의 남해군민기업의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최저 18∼24개월이 걸릴 각종 인허가 사업을 2년 안에 끝내고 착공 후 1년 안에 조선소를 짓는다면 이르면 3년 안에 조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업적 측면에서 3년 후 조선산업은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착공 및 완공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공유수면매립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가 최대한 빠른 시일내 마무리되길 기대한다. 이왕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상 이제는 시간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산업단지에 근무할 예상 임직원수는

국내 조선업체의 임직원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100만평 규모의 삼성 거제조선의 올해 2월 현재 임직원수는 9596명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대략 여기에 3∼4인 가족을 다시 기준으로 잡는다면 4∼5만의 상주인구가 남해에 터전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업권 보상 및 토지매입, 마을이전 문제는

=수차례 고향주민들에게 밝혔듯이 될 수 있으면 한푼이라도 더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고향 이웃들에게 제가 무슨 욕심을 부리겠는가. 땅이든 사업이든 욕심이 있었다면 미리 땅을 사두는 등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고향 이웃들에게 누군 얼마 주고 누군 얼마 받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했으면 한다. 토지나 어업권 보상문제로 사업이 시작하기도 전에 오히려 고향 주민사이에 분란이 일어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약속했듯이 마을이 이전해야 한다면 주민들이 살수 있는 아파트도 짓겠다. 더불어 움직일 수 있는 주민들은 일자리를 드리겠다. 저도 고향발전을 위해 욕심을 버렸듯이 주민들도 욕심을 버렸으면 한다. 향우와 군민들이 힘을 모아달라.

▲향후 추진 일정은

=남해군은 이번 사업을 위해 조선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민관지원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며 언론홍보위와 협력지원위, 사업추진위를 둘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술고문단과 자문단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측에서도 조선전문가를 남해에 상주시키고 관련 직원들을 최대한 빨리 남해에 발령시켜 앞으로 구체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조선산업이 지금은 호황이지만 3년후 어떻게 변할지는 미지수다. 3년안에 배를 만들 수 있도록 모든 계획을 서둘러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은
=고향 남해가 앞으로도 잘 살고 훌륭한 인물이 계속 배출되는 그런 곳이었으면 한다. 연어가 자신이 태어난 곳을 찾아가듯이 50이 넘은 이제 고향을 바라보며, 더 늦기 전에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모두에서 밝혔듯이 잘 살 수만 있다면 고향은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추억 속의 따뜻하고 정감 어린 모습으로 남길 지금도 개인적으로는 바란다. 그러나 지금의 고향은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떠나고 급속한 산업화 속에 점점 소외되는 느낌이다. 일부 지역에 조선산업단지가 들어서 고향의 경제를 살리고 일부 지역은 자연 그대로를 보존해 고향(故鄕)을 지키고 관광사업까지 활성화된다면 귀향을 꿈꾸는 향우도 늘어나고 남해를 지키는 남해인도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닌 내 고향 이웃이 이 사업을 격렬히 반대한다면 언제라도 사심 없이 물러서겠다. 잘사는 남해건설을 위해 남해인 모두 뭉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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