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남해읍사무소 2층에서 분기마다 진행하는 법률상담과 관련한 인터뷰가 있었다. 얘기도중 남해신문 김승태 기자가 ‘조선기자재 공장 유치건’에 대한 내 견해를 물었다.

개발과 환경이라는 큰 주제보다는 차라리 구체적인 해법을 원하는 것 같았지만 내 대답은 너무나도 간단하면서 단순했다. 그것은 “하나보다는 둘이 낫다 그리고 단순한 둘이 아니라 시너지(Synergy)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가칭 ‘내 고향운동’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왜냐하면 고향을 걱정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지만 구체적 사안에서의 의견은 발전과 환경 그리고 최적지역에 따른 이해관계에 따라 나뉘는 것이 안타깝게 생각되었고, 나아가 고향이라는 큰 틀에서 남해의 제반 문제점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며 대부분의 고향분들이 고향과 인간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신념이 자연스럽게 실천적 형태로 드러난 것일 뿐이다.

고향은 몇몇 정치인이나 행정가의 전유물이 아니고 그들에게만 맡겨놓은 상품은 더더욱 아니다. 따라서 남해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 특히 고향의 존재에서 부모의 향기나 평온함 그리고 위안을 얻는 출향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고향과 그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대열에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지자체간의 ‘경제전쟁시대’이다. 남해의 능력 있는 인재들이 뭉치면 이 세상에서 못할 것이 없다고 본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서 남해를 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해야 하며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유의할 것은 고향을 위한 이러한 노력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비록 보상의 형태와 시기 그리고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전체에게 유익하고 가치가 있는 일에는 적절한 반응과 Feed-back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전제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면 우리 같이 고향을 위해서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실되고도 절실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 고향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돈과 사람’이다. 이를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기업의 유치이며 그것 때문에 ‘조선기자재 공장’도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제안하는 방식은 지금과 같은 방식은 아니다. 수동적으로 소규모 기업의 투자건에 대해서 가부의 판단이나 최적지 판단만 할 것이 아니라 남해에 투자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 적극적인 구애공세를 펼쳐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물론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남해에 대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나 분야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대규모 투자유치, 지역특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상품권 운동, 새로운 특산물 개발(예-결명자, 석류)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 유치와 할리우드 같은 영상산업단지건설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책은 무궁무진하다.

만약 최지우 같은 유명 여배우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해 마늘이 남자에게 좋다”거나 아니면 “남해 마늘팩이 피부에는 최고의 보약이다”라는 대사를 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환상의 커플’에서의 자장면은 한계가 있지만 이러한 경우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상품권의 경우에도 외지에 있는 남해기업이 선물용으로 이를 구입할 수 있도록 유명백화점등에 ‘남해특산물 코너’ 등의 사용처를 확보한다면 이중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대안학교(예-섬진강 학교)나 기업과 연계된 명문고(예-민족사관학교)의 육성 등은 남해에서 자식을 교육시키지 못하는 현재의 교육현실에 대한 어느 정도의 대안이 될 수가 있다.

나아가 서울이나 부산 향우들을 위한 귀향촌이나 가난한 예술인을 위한 예술인촌 그리고 소규모 신용대출 제도인 마이크로 크레디트 같은 것도 직ㆍ간접적으로 고향인구 증가와 경제 활성화에 연관될 수 있다.

결국 남해를 “사람이 살 수 있는 진정한 보물섬”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능력 있는 남해인들이
하나의 실천모임을 만들어 이를 중심으로 남해사랑운동을 펼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회장은 상징성이 있는 재경향우회장이나 재부향우회장등이 연배에 따라 맡도록 하고 고문은 지역구 국회의원과 군수 등으로 구성하며 각 영역별로 능력 있는 남해인들을 2~3명씩 선정하여 일종의 친목회를 구성한다.

이번 정부에서 배출된 장관들과 서울의 현역 구청장들 그리고 커다란 성취를 이룬 남해출신의 경제인들... 민속촌의 회장이 그리고 KBS ‘열아홉 순정’의 PD가 남해사람이란 것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분들이 구체적인 모임속에서 고향을 위한 제안과 지원 그리고 기획등을 하고, 역량 있는 젊은 후배들은 실무팀을 구성하여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고 나아가 남해를 도울 수 있는 기업책임자나 전문가 등을 남해의 이름으로 설득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1년에 2번 정도 ‘고향 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하여 실천을 위한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개인당 30만원의 기부금을 책정한다면 작년 말에 정치뉴스 판(PPAN)에서 ‘척수장애인 후원의 밤 행사’를 주관했던 것을 고려할 때, 최소한 한 번의 모임에서 1억원 이상의 고향발전 기금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내가 서두에서 말했던 신념이 철저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즉 고향을 위해서 기부를
하거나 특산물을 구매하거나 어떤 형태로든 기여한 분에 대해서는 그들의 사회적 명예를 높이는 동기부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후원회 당일의 명단공표는 당연한 것이고 내고향모임에 한시적으로 참여하거나 지역신문에서의 홍보 또는 이름과 얼굴긴 동판제작과 군청이나 기숙사 등에의 설치 등등 방법은 수없이 많다.

결국 위에서 말했던 모든 개념과 제안 그리고 활동방식 등은 결국 우리 남해인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서 풀어가야 할 과제다.

평생을 고향에서 사시면서 기자생활을 하시던 아버지, 10년간 초등학교 어머니 회장을 역임하시고 지금도 사회 활동을 하시는 어머니, 지역신문에 종사하는 동생 그리고 아버지의 고향에서 소년시절을 보낼 제 아들 제현이를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끝없이 이런 얘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나의 제안은 이러한 화두를 던지는 데 그쳐야 할 것 같다.

탁월한 경륜과 안목을 가지신 선배님들과 각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능력 많은 후배들이 나의  부족하고도 어린 생각을 보다 현실적인 실천방안으로 다듬어 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먼 훗날 고향땅 어느 한 귀퉁이에서 남해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영원히 잠들고 있을 내 자신을 생각하며, 짝사랑하는 여인을 향해 일기를 쓰는 애절한 심정으로 고향편지를 쓴다.

“사랑하는 아들아!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재산은 아마도 고향일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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