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남해읍 선소마을 앞 바닷가에서 열린 바지락 채취 행사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갯벌에 ‘바지락이 없다’고 주장하며 환불을 요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은 행사를 할 만한 바지락 물량이 갯벌에 없었는데도 주최측이 입장료(1만원)를 받고 행사를 진행했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주최측인 선소마을 어촌계가 일부 참가자들에게 환불을 해주다 환불 요구자가 갈수록 늘어나자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사라졌다’며 행사 운영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진주에서 행사 소식을 접하고 선소를 찾았다는 한 참가자는 “아애 바지락을 찾아볼 수가 없었으나 물이 더 빠지면 바지락이 있다고 해 기다렸지만 역시 바지락은 보이지 않았다”며 “돈이 아까운 게 아니라 하는 게 괴씸하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선소마을어촌계 권귀천 계장은 “행사 전, 마을 어촌계에서 물량과 바지락의 상태를 파악하고 행사를 열었다”며 “예상보다 많은 수의 참가자들이 몰리기는 했으나 바지락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계장은 또 “행사 시작 후 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나오는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환불을 해 주고 사무실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환불을 요구하던 참가자들은 행사장에서 환불 요구가 받아들여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마을 내 어촌계 사무실로 몰려들었고, 어촌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이들에게 다시 환불을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환불하는 과정에서도 체계가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입장권 외에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무작위로 환불이 이루어지는 통에 바지락을 일정 정도 채취해 온 참가자들도 광주리를 길가에 숨겨두고 돈을 받아 가는 현상도 벌어졌다.

이처럼 체계 없이 행사가 이뤄지다 보니 참가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주최측의 부담도 가중돼 갔다.

특히 환불 거부에 강하게 반발하며 바닷가 입구에 모여든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자 빈 광주리를 끌고 나오던 다른 참가자들까지 이들에 합세하는 양상을 보여 사태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계속 밀려드는 항의자들을 감당하지 못해 어촌계사무실 문을 폐쇄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반감을 사 항의자들이 마을 어귀에 모여 행사 책임자를 찾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항의와 바지락이 아예 없었다는 주장에 반해 행사가 파할 무렵에는 두 세 바구니씩 바지락을 채취해 나오는 참가자들도 있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동면에서 왔다는 한 참가자는 "물량이 다른 지역 행사에 비해 다소 적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물이 계속 빠지고 바지락이 나올만한 장소로 계속 이동하며 채취하자 어느 정도 캘 수 있었다"며 "바지락말고 우럭 채취도 꽤 해 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지락을 채취한 참가자들은 입장료를 받고 행사장에 들어간 이상 본인 능력껏 채취하는 것이 이 행사의 묘미라며 본인이 미숙해 바지락을 채취하지 못하고 행사가 끝나고 나서야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어패가 있다고 어촌계를 두둔했다.

그러나 1000명이 넘는 이들에게 입장료를 받고 시작한 행사인 만큼 기본적이고 체계적인 행사 운영이 아쉽다는 지적과 특히, 환불 소동 중 주최측이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환불을 거부하며 행사장을 비운 것에 대해 책임 있는 대처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선소마을어촌계에 따르면 이날 총 입장한 참가자는 약 1200∼1300여 명으로 추산하며 이 중 300여 명에 대해 환불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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