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들어서면서 동창회모임이며 경로잔치, 단체별 정기총회 등 본격적인 행사철이 시작됐다.

행사마다 취재 가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기다림이 사람을 참 지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행사에 있어 개회식은 필수적으로 하는 거라지만 지루하다.

약속된 행사시간이 돼도 행사의 주인공들은 뒷전이고, 초청한 내빈들이 오지 않으면 그들이 오기까지 10분이고 20분이고 기다렸다가 행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기관단체장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내빈소개 순서에다 한 자리 하시는 분들의 축사가 다섯, 여섯 명을 잇다 보면 대략 한 시간은 기본이니, 뒷전으로 밀려난 행사의 본래 주인공들은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마음에도 없는 박수를 쳐야 하는 신세다.

게다가 행사의 맥이 끊어지더라도 중간 중간에 도착한 내빈을 소개하는 게 거의 일반화돼 있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어느 행사장에 참석한 한 사람이 행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나가면서 하는 말이 가관이다. ‘한 끼 대접하면서 너무 한다. 기다리다가 진 다 뺀다니까…’라고 한숨을 내쉬며 넋두리처럼 내뱉는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시간을 너무 오래 끈다, 또 하는 소리 지겹다’라며 웅성대기도 한다. 다들 어서 빨리 준비된 행사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거다.

하지만 행사를 마련한 주최측의 입장에서 보면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먼 길 마다않고 찾아주신 내빈들을 안 챙길 수도 없는 입장이다. 평소 도움과 지원을 받던 분들에게 이런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순수한 맘을 어찌 모르겠는가.

어느 한 단체의 사무국장은 내빈 소개시간에 한 내빈을 소개에서 빠뜨렸다가 행사를 마친 뒤 항의성 전화를 받았다며 그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 올해에는 공무원 두 명을 출입구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쓴웃음을 지으며 귀띔했다.

정말 웃기는 발상이다.

요즘은 교육, 복지, 행정 등 모든 분야가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원하고 또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행사의 특성에 맞춰 노인, 어린이, 장애인 등 행사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는 행사 진행이 이뤄진다면 수요자들의 불만도 줄이고 만족도는 보다 향상되지 않을까 싶다.

행사 주최측도, 내빈들도 한 발 물러서서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충분히 공감하리라 여겨진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