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아이엠지내셔널골프장 견학에 나선 남면 주민들이 골프장을 둘러보기 위해 이동차에 오르고 있다.       
  
























“지하 1200m 온천공 파서 온천사우나 개발” 등
투자자 요구 어떻게 다 들어줄 수 있을까 걱정



지난 26일 남해군은 버스 3대를 동원, 남면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골프장 견학단을 꾸렸다. 3대의 버스에 빈 좌석이 몇 개 없었으므로 약 120명이 참석한 것으로 짐작된다.

김정남 남면장의 설명으로는 “지난 13일 골프장을 견학하고 온 주민들의 말을 듣고 안 가본 사람들이 우리도 한 번 가보자는 의견이 많아 2차 견학을 남해군에 건의했다”고 한다.

주무부서인 문화관광과 담당자는 이날 골프장 견학에 편성된 예산이 대략 330만원 정도라고 확인해주었다.

이날 견학단에는 하영제 군수도 함께 했다. 하 군수는 “골프장이 어떤 곳인지 직접 봐야겠다싶어 나섰다”고 주민들에게 인사했다.

3시간 30분 가량을 달리자 목적지인 아이엠지내셔널골프장에 닿았다. 이중명 회장을 비롯한 골프장 간부들이 모두 나와 군민들을 맞았다. 클럽하우스 2층 홀로 안내를 받은 견학단은 점심을 먹기 전에 아이엠지 측의 골프장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군민들을 맞이하러 서울에서 내려왔다고 한 이중명 회장이 이날 주민들에게 직접 골프장 사업에 대해 설명한 한 것이 세 차례였다.

처음에는 인사말을 통해, 두 번째는 직원의 브리핑이 끝난 뒤 보충설명을 통해, 세 번째는 견학단이 골프장을 둘러보고 난 뒤 마련된 주민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자리를 통해서였다.

이중명 회장이 한 세 차례의 발언을 통해 그동안 남해군이 민간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아이엠지측과 벌여온 협상의 단면을 읽을 수 있었다.

  

 

  
아이엠지골프장 잔디깎기 작업을 하고 있는 현지 주민들
모습. 이들의 하루 일당은 여자 2만5000원, 남자 6만원이라
고 골프장 측은 밝혔다.                                                                
 
  

이중명 회장은 “여러 군데서 투자를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오지만 남해군처럼 담당자들이 정열적으로 일하는 경우를 못 봤다. 그래서 우리는 남해군을 선택하려고 한다”라고 인사했다.

골프장 직원의 브리핑이 끝난 뒤 보충설명에서는 “남해는 접근하기 힘든 입지여건상 일반적인 골프장은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만드는 아주 특별한 골프장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골프장이면서도 아주 대중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 세 가지 사업을 병행코자 한다. 하나는 남해관광명소를 구경할 수 있는 버스투어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해수사우나시설을 만드는 것이며, 마지막 하나는 모래찜질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투자자는 투자를 결정할 때 세 가지 면을 가장 중요시한다”면서 ▲허가나 부지를 조성하는데 어려움이 없나 ▲지역주민들의 반대는 없나 ▲돈이 남나는 세 가지 측면이라고 했다.

그중 첫 번째인 허가나 부지조성문제는 남해군에서 정열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하고 두 번째인 주민반대여부는 이렇게 남해주민들이 단결하여 와 달라고 하니 두 가지 문제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이제 돈이 되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데 남해에는 겨울에도 운동을 할 수 있어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고 골프장뿐만 아니라 콘도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만들어 다양한 사업(군민들이 결혼식이나 환갑잔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들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중명 회장은 주민들이 골프장을 둘러본 뒤 질문과 답을 하는 자리에서는 일본의 한 도시를 예로 들면서 “남해를 해바라기 섬으로 만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물 확보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직원이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담당 직원은 “하루 최대 600명이 사용하는 아이엠지 골프장의 경우 350∼400톤 정도 소요된다”설명했다. 그러자 이중명 회장은 물은 위에서 내려오는 도랑물(하천)을 가두어 연못을 조성해 사용하고 식수는 지하수를 개발해 확보하겠다. 우리나라 어느 곳이든 1200m만 파면 다 온천수가 나온다. 온천을 개발해 온천욕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관광적 개념에서 투자할 부대시설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중명 회장은 “골프장만 하는 게 아니다. 온천수 개발, 요트장, 모래찜질, 남해와 여수를 오가는 유람선을 띄우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퍼블릭 골프장은 그린피가 싸기 때문에 골프장 안에 콘도미니엄을 지어 3000만원에서 4000만원대 회원권을 분양함으로써 일부 투자자금을 회수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중명 회장은 하영제 군수가 옆에 앉아 있는 가운데 자치단체장도 결코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자치단체장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발언하는 그의 이야기들 속에서 마치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투자자가 자기의 분수를 넘어 아무 이야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한 군 담당공무원의 저자세가 그런 인식을 심어주지 않았을까 짐작하면 진실과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을까?

투자자의 저렇게 많은 요구들을 남해군이 어떻게 다 들어줄 수 있을지 걱정만 가득 안고 돌아온 골프장 견학이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