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 승인 사항, "군민여론 중요"

남해군이 평산·덕월지구에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 이곳에 계획된 남해하모니리조트타운 개발사업의 계획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 조성과정에서 생태계 파괴는 필연적이다. 사진은
산을 깍아 골프 코스를 확장하고 있는 강원도 원주의 센추
리21 골프장. 남해군과 군민들이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남해하모니리조타운 개발사업은 남해스포츠파크와 평산·덕월지구가 포함된 사업으로 문화관광부가 추진하는 남해안관광벨트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남해군은 남해스포츠파크 조성사업은 2003년까지 마무리하고 2004년부터는 평산·덕월지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남해군이 총력을 기울일 평산·덕월지구 개발계획은 다름 아닌 골프장 건설이다.

그런데 현재까지 문화관광부가 잡고 있는 평산·덕월지구 개발계획은 노무라연구소의 용역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휴양공간과 해양친수공간을 조성하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계획 속에 골프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남해군이 추진하는 개발계획과 문화관광부가 세운 사업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남해군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남해군으로서는 문화관광부의 승인을 얻어 평산·덕월지구 하모니리조트타운 개발사업의 내용을 변경해야만 이곳에 골프장을 건설할 수 있는 근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광부, "골프장에 국비를(?)"

남해군의 주장대로라면 변경승인을 거치는 과정에서 현재의 남해군 골프장 건설계획이 상당부분 변경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가 골프장과 그에 딸린 호텔, 콘도 위주로 된 골프장 개발계획만으로는 변경승인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해군 문화관광과 김대환 계장은 "문화관광부의 요구는 골프장 민간투자자만 이득을 봐서는 안되고 군민들의 소득이 올라갈 수 있는 시설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는 골프장 외에 축구장, 농구장, 머드팩장, 민박, 펜션, 특산물판매장, 횟집 등이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는 요구다"라고 밝혔다. 이 말은 문화관광부가 평산·덕월지구에 골프장이 포함되는 것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사실을 문화관광부에 확인한 결과 담당자는 남해군과의 협의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문화관광부 남해안관광벨트사업 담당사무관은 "남해안관광벨트사업 중간평가 용역에서 평산·덕월지구 개발계획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할 것인데 이 결과가 나와봐야 사업변경이 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다"고만 밝혔다.

남해군 담당자의 말이 문화관광부와의 협의 속에서 나온 것인지, 문화관광부의 승인을 받기 위해 남해군 자체적으로 마련한 대안인지는 아직까지 확인할 수 없다.

골프장, 국책사업에 맞나

하모니리조트타운 개발사업은 문화관광부에서 국비를 지원하는 국책사업이다. 남해군은 이 사업의 평산·덕월지구 개발과 관련해 2004년에 진입도로와 부지조성비를 국고에서 지원 받는다. 이처럼 하모니리조트타운 개발사업이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남해군의 골프장 건설계획은 몇 가지 점에서 이 사업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측면을 갖는다.
  
 
  
해질 무렵의 평산매립지.
  

우선 국비로 조성된 부지를 남해군이 민간투자자에게 헐값에 매각해 골프장을 조성하려고 한다면 문화관광부 입장에서 남해군의 골프장 건설계획을 승인해 줄 지 의문이다.

또 하모니리조트타운 개발사업의 목적이 서상과 평산·덕월지구를 남해안관광벨트 종합휴양관광권의 거점지역으로 개발하는 것임을 생각하면 소수의 특정계층에게만 접근이 가능한 골프장은 대중적인 종합휴양지라는 목적에도 어긋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주민소득과 지역균형개발이라는 하모니리조트타운 개발사업의 목적에 비추어봐도 주민소득보다는 개발업자의 이익만을 보장하는 골프장 건설계획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볼 때 남해군이 문화관광부로부터 변경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측된다.

군의 고육지책 '절충'

설혹 남해군이 주장한 대로 문화관광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골프장과 문화관광부가 요구하는 시설들을 결합해 변경승인을 받더라도 골프장 건설계획에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과 이에 딸린 콘도와 호텔, 클럽하우스 외에 문화관광부가 요구하는 축구장, 농구장, 머드팩장, 민박, 펜션, 특산물판매장, 횟집 등이 함께 조성되면 현재 예정된 부지로는 골프 코스가 차지하는 면적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될 경우 민간투자자는 다른 시설이 차지하는 면적만큼의 부지를 더 매입하는 부담을 떠 안든지, 골프 코스 설계에 제약을 받아야 한다. 이는 바로 평산·덕월에 대한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민간투자자 입장에서 주민들이 운영하는 횟집과 민박, 펜션 등이 골프장 내에 들어서는 것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기형적인 골프장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군 문화관광과 김대환 계장도 이 부분을 인정했다. 김 계장은 "문화관광부가 요구한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이것이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민간투자자를 유치하는 데는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부, "군민 여론 중요"

하모니리조트타운 개발계획을 골프장으로 변경승인 받는 것만 해도 이처럼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문화관광부는 남해안관광벨트사업의 목적에 골프장이 부합하는 가도 판단하겠지만 남해군민들의 여론이 어떤지도 상당히 신경 쓰는 눈치였다.

취재과정에서 문화관광부 담당사무관은 "국책사업의 목적이나 골프장의 효과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판단을 해야겠지만 남해군민들 사이에 골프장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다면 변경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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