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천국 남해도

요즘 새벽에 갯바위에 내려 오전에 낚시하고 오후 일찍 철수하는 패턴이 자리잡으면서, 딱 한물때를 노리는 낚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낚시할 수 있는 시간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제대로 된 손맛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때를 염두에 두고 포인트를 선택해야 한다. 오전에 날물이 계속되는 물때에 들물 포인트에 내린다거나, 또 그 반대인 경우 절대 좋은 조과를 거두기 어렵다. 갈수록 물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 주>

‘물때’는 해와 달이 연출하는 바다의 움직임 물때는 해와 달의 인력에 의해 생기는 바다의 움직임이다.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달의 공전까지 더해져서 만들어내지는 대자연의 파노라마인 것이다. 바닷물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하지만 그것을 분석해 보면 한달에 두번씩 큰 흐름이 반복되고, 또한 하루 두차례씩 작은 흐름이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때는 이처럼 하루에 두차례씩 나타나는 작은 흐름과 보름에 한번씩 나타나는 큰 흐름을 정리해 하나의 규칙으로 설명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바닷물은 태양과 달의 영향을 모두 받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달의 영향을 훨씬 크게 받는다. 따라서 물때는 음력을 기준으로 표기해야 그 규칙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만약 물때가 태양의 영향만을 받는다면 간조와 만조 시간이 매일 거의 똑같을 것이다.

그러나 태양보다는 달의 영향을 훨씬 많이 받으므로 물때는 달의 공전주기를 따라서 변하게 된다. 달이 지구를 한바퀴 도는 시간은 약 24시간 50분이다. 만조나 간조 시간이 하루에 약 50분씩 늦어지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물때표가 뭐예요?
날마다 변하는 바닷물의 움직임을 날짜별로 체계화시켜 정리해 놓은 것이 물때표다. 양력 날짜, 음력 날짜, 표준항, 만조, 간조, 조고차 등이 그날의 물때와 함께 실려있다. 전국 유명 출항지를 기준으로 작은 항구와 섬들의 조석 시간을 환산할 수 있는 표가 덧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물때표를 잘 활용하면 출조지 선정부터 낚시가능시간 등을 알 수 있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단, 지역에 따라 물때를 부르는 방법이 하루 이틀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예로부터 어민들은 달 모양을 보고 물때를 판단했다. 매달 보름달이 뜨는 보름과, 달이 뜨지 않는 그믐 즈음에 조류가 빨라진다 해서 이 두날을 사리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중간인 음력 23일과 8일을 조금이라 불렀다.

우리는 흔히 사리에 가장 조류가 빠르고 조금에 조류가 가장 느리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바다에서는 사리날보다 하루나 이틀 후에 가장 조류가 빠르고 간만차도 크다. 마찬가지로 조금보다 하루나 이틀 후에 조류가 가장 느리고 간만차가 적다. 따라서 포인트를 선택할 때는 이점까지 생각해야만 한다.

물때는 낚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물때표에 나와 있지 않은 표현 중에 죽는 물때와 사는 물때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하루의 물때를 말하는 게 아니라 조금에서 사리를 향하는 시기 또는 사리에서 조금으로 향하는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즉 사는 물때란 물이 서서히 빨라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으로, 조금을 지나 사리로 향하는 시기를 말한다.

반대로 죽는물때란 사리를 지나 조금으로 가는 시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4~6물을 사는 물때, 10~13물을 죽는 물때라고 한다. 비슷한 표현으로 7~9물은 사리물때, 1~3물은 조금물때로 묶어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각 물때별 특징을 간단하게 알아보고 넘어가자. 사는 물때인 4~6물에는 조류가 날마다 조금씩 빨라지면서 평소 조류 소통이 좋거나 수심 얕은 곳에서는 뻘물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조류가 빨라지면서 물고기들의 활성도가 높아지므로 조황이 좋아지는 곳이 많다. 사리물때라고 부르는 7~9물은 조류가 가장 빨리 흐르는 시기다. 물이 맑은 편인 상주, 미조, 가천 일대에서는 가장 낚시가 잘되는 시기로 꼽힌다.

하지만 서상, 갈화, 남해대교 부근에서는 조류가 너무 빨라 뻘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같은 남해 안에서도 사리물때에 낚시여건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사리를 지나 죽는 물때인 10~13물로 접어들면서 설천, 고현, 서면권에서는 물색이 서서히 맑아지면서 낚시하기도 쉬워진다. 그러나 조과는 사는 물때에 비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상주, 미조, 남면권 역시 사리물때에 비해 조과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조금물때인 1~3물에는 조류가 매우 느리게 흐른다. 설천, 고현, 서면권에서는 비교적 낚시여건이 좋은 편이지만, 상주, 미조, 남면권에서는 조황이 극도로 나빠진다. 이처럼 물때가 낚시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구별되기 때문에, 전문꾼들은 그날의 물때에 따라 출조지를 달리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유명한 낚시터라도 물때에 따라 찾는 사람의 수가 달라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물때에 따른 출조지 선정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감성돔은 들물에 조류를 따라 갯바위 가까이 붙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진입과 동시에 들물이 시작되면 시간

낭비 없이 바로 낚시하고 철수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날물에 입질이 집중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런 곳은 미리 체크해 둬야 한다.

남해의 경우 입질이 새벽이나 오전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고 들물 포인트가 많다. 따라서 새벽에 들물이 시작되는 날에 좋은 조과를 거둘 확률이 높다. 상주, 미조, 남면권에서 사리물때에 조황이 좋은 것은 조류 영향도 있겠지만, 그 물때가 바로 새벽부터 들물이 시작되기 때문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또한 날물에는 부속섬이나 여치기 조황이 살아난다. 따라서 조금 물때에는 이런 곳을 포인트로 정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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