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기대 보다 신중한 사업추진 필요

지역에 골프장이 건립되면 어떤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인가. 또 지역민들의 고용창출효과는 어느 정도 가능할까. 현재 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최대화두이다. 그렇다면 이미 골프장을 조성해 운영중인 지역의 실정을 비교하는 것도 그 해답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진주시 진성면에 소재한 진주골프장은 매년 6억원의
세금을 진주시에 납부하는 등 자치단체 세수익에 적
잖은 도움을 주고 있다.
 
  

세수익 매년 6억원
남해와 가장 인접한 진주시 진성면에는 10여년 전 운영을 시작한 진주컨트리클럽(이하 진주골프장)이 있다.

총 32만평 18홀 규모에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골프장은 현재 5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해 하루 평균 400여명의 골퍼들이 방문하고 있는 중소형 골프장이으로 외형상 군이 추진하고 있는 골프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진주골프장은 매년 골프장 운영을 위해 25억원에서 30억원의 세금을 내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 세금 대부분이 국세인 만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거둬들이는 세수익은 전체 세금의 20% 수준에 머무른다.

진주시청 도세계 강진기씨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포함해 매년 6억여원의 세수익만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진주시 전체 예산에서 6억원이 차지하는 정도가 크진 않지만 진주시 재산세 수익 중 가장 많은 액수인 점을 본다면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정작 골프장이 들어선 진성면은 별다른 세수익이나 예산배정에 이익이 없는 실정이다. 진성면 총무담당 강남숙씨는 "골프장에 따른 진주시의 별다른 예산배려는 없다"며 "하지만 지역에 골프장이 있으므로 해서 지역인지도 상승이나 약간의 고용창출 등 실보다는 분명 득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민 고용창출 효과

그렇다면 실제 진성면 주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현재 진주골프장에는 70여명의 정규직원과 상용·비상용 일용직이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중 지역민이 정규직 중 30∼40%가 지역민으로 구성돼 있으며 상용·비상용 일용직은 대부분 지역민이다.

하지만 일용직 중 90%가 넘는 비상용 일용직은 연중 계속 근무할 만큼 일이 많지가 않으며 급여도 평균 3만5000원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물론 80여명에 달하는 캐디(경기보조원)도 있지만 이들 대부분도 외지인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진주골프장 최윤영 총무팀장은 "골프장은 대부분 전문직종이기 때문에 기술이 없는 지역민을 고용하기란 쉽지 않으며 고용된 지역민 대부분이 잡초제거나 식당 주방 등 단순노무에 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진성면 주민으로 골프장 락커에 근무하고 있는 제영일씨는 올해 입사 3년차인 상용일용직이다. 정확한 수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생활을 유지할 정도는 된다고 한다. "나같이 일부 골프장에 근무하는 이들 외에는 골프장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솔직히 말했다.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코스관리팀의 한 직원은 그나마 안정된 급여에 만족하지만 그 또한 지역 전체적인 고용창출에 대해서는 큰 기대는 하지 말 것을 남해군민들에게 당부했다.    

 
  
골프장이 건립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골프장으로 인
한 지역경제 변화는 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진성면민들의 일반적인 여론이다. 사진은 골프장
입구인 진성면 소재지 모습.
  

지역경제화는 별로

골프장이 건립된지 10년. 진성면 소재지에서 불과 5분 정도의 거리에 골프장이 있다면 골프장으로 인한 도시발전은 어느 정도일까.

진성면소재지는 우리 지역의 고현면 소재지 규모와 비슷한 소규모 지역이다. 

슈퍼를 하고 있는 한 주민은 "우리와 골프장이 특별한 관계가 있을 것이 뭐가 있나. 골프장 오는 사람들은 면소재지에 차를 세우지도 않는다"며 경제적 효과에 대해 의아해했다. 그는 또 "지금 마을의 형태가 골프장 건립 후와 달라진 것이라고는 모텔이 하나 들어선 것 외에는 거의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면소재지에서 가장 큰 식당을 15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김양순씨는 골프장에 대해 긍적적인 입장을 밝혔다. "면 소재지에 별다른 식당이 없어서인지 우리식당에는 골프장 손님이 꽤 많다. 하지만 면 전체적으로 보면 큰 도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한 고민과 결정으로 사업 추진해야

결론적으로 진성면 주민들은 진주골프장에 대해 "없는 것보다야 있는 것이 낫다. 다만 있어도 크게 도움은 되지 않는다"라는 것을 종합할 수 있었다.

취재 주민들은 골르장으로 인한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지 않았으며 건립 후 약간의 주민들이 골프장에 취업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골프장에 대해 좋고 나쁨을 나눌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골프장과 인근 지역과의 관계가 그다지 크게 연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얘기한다.    

물론 남해와 진성 양 지역간의 관광자원·교통 접근성 등 다양한 조건의 차이를 감안한 판단이 필요하겠지만 진주골프장과 진성면 주민간의 경제적 관계는 분명 우리에게 골프장 건립이 장밋빛만이 아닌 신중한 고민과 결정 속에 추진돼야할 사업임을 알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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