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동은점 출신 재부향우 김종균씨

  
 
  
미조 노구 광산 입구를 가리키고 있는 김종균씨.  
  



 

 

 

 

 

 

 






현직 초등교사이자 삼동 은점 출신 재부향우 김종균씨, 그는 쉰 하나의 나이에 고향 근처의 폐광과 목하 열애(?)중이다. 

귀가 길 노인과의 우연한 만남

김종균씨의 열애(?)는 우연이었다. 난해 6월 경.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집으로 퇴근하는 길에 우연히 평생 광산업에 종사했던 한 노인을 만나게 된 것이 발단. 그 노인과 이야기 끝에 김씨가 꺼낸 말은 "어릴 때 고향인 은점과 인근 미조 노구에 광산이 있다고 들었다"고 했고 이에 노인이 "한번 같이 가보자"고 했다는 것이다.
이후 그 노인과 함께 은점과 노구에 있던 폐광을 찾아 둘러봤고 광산에 있던 광석을 몇가지 캐봤다. 그런데 노인의 평가는 예전에 은광인 것 같다는 것. 그는 이 광석들에 대해 이후 각 전문기관에 성분 조사를 의뢰했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광석은 보통 그 돌을 1톤으로 봤을 때 함유하고 있는 금이나 은, 동, 아연, 납 등이 얼마나에 따라 경제적 가치여부를 판단하는데 특히 은, 구리 등이 상당하더라는 것. 예를 들어 2002년 12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분석성적서를 보면 미조 노구광산에서 나온 광석 세 개에 대해 톤당 은 보유량이 각각 1718, 526, 4 그램. 은은 광석 톤당 80그램 정도만 함유되면 경제적가치를 가진다. 김씨는 또한 대한광업진흥공사의 관련 책자에 고향의 광산에 대한 기록이 있음도 알게 됐다. 지난 15일 김종균씨와 함께 가본 미조 노구 광산은 노구 해안가에 바로 붙은 곳. 150미터의 상당한 깊은 동굴 세 개가 있었다.  김씨는 "일제시대와 60년대 후반까지도 광산으로 썼다고 한다. 얼마전 이 곳에서 일했던 한 사람을 만났는데 당시 주인이 일본사업체로 회사사정이 안좋아 채광작업을 중단했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후 고향의 광산을 수시로 왕래했고 각종 광석에 대해 성분조사를 계속 실시했다. 올해는 미조 노구와 삼동면 은점에 이르는 광산의 광권을 산업자원부로부터 획득했다. 김씨는 "혹시 누가 먼저 획득한 건 아닌지 가슴이 두근거리더라"고 했다.

멸치액젓 동굴에 저장, 특산품으로!
 
고향 광산의 가치를 새롭게 알게 된 김씨는 이후 앞으로 이 곳을 갖고 뭘 할지도 곰곰히 고민하게 됐다. 머리속으로는 갈래갈래 구상이 많았다.  대형 은광 발굴의 거창한 꿈도 꿔봤고 소박한 활용방안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포부와 구상을 밝혀봐도 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김종균씨는 "친구들은 나이들어 허황된 꿈 꾸지말고 교사나 열심히 하라고 했다. 아내도 안 좋아했다. 한번은 신문에 광산개발 투자자를 찾아보려고 광고도 내봤는데 웬 이상한 사람을 만나 술값과 차비만 날렸다"고 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돈이 워낙 많이 들어 대형개발은 도저히 힘들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한후 "그러나 다른 현실적인 방안을 구상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내놓은 현실적인 방안은 바로 고향의 특산물인 멸치액젓을 광산에 저장, 청정토굴 젓갈을 만들자는 것과 폐광을 활용한 광산체험교육장 및 관광지로 꾸미겠다는 것. 아울러 광산 앞이 바로 바다고 가까이에 섬이 있다는 점을 감안, 뗏목 탐험, 낚시 등의 해양레저와 연계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그는 서해안의 유명한 광천 토굴 젓갈의 사례를 거론하며 "멸치액젓을 연중 서늘한 광산에 두면 깊고 숙성된 액젓이 나온다. 이를 특산물로 판매해도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산 체험학습장과 관련 "어린이들에게 일제시대 우리의 자원의 약탈과정, 광산과 광석자원의 종류와 그 가치를 알려주고 광석을 직접 캐보도록 하면 이색 체험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런 방안들을 현실화시키는 데는 크게 돈이 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조 노구 광산 모습.

체험학습장 상상만 해도 흐뭇

가난했던 어린시절, 월사금 독촉이 너무 싫어 고교 진학을 포기했던 김종균씨, 그는 독학으로 교사가 됐고 얼마전엔 부산교대 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기도 했다. 이런 그가 갑자기 광산의 매력에 빠진 이유는 뭘까.
그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시골사람을 이만큼 세워준 교사라는 직업에 너무도 감사하고 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재밌다"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는 아니다. 교사로 정년퇴직하면 그럭저럭 지낼 수 있다. 그냥 광산을 알면 알수록 너무 좋고 재미있었다. 자꾸 오고 싶고 보고 싶었다. 이런 저런 아이디어도 자꾸 떠올랐다"고 이야기했다.

김씨는 "나중에 퇴직 후 고향에 내려와 광산을 가꾸고 이곳을 찾아 온 아이들이 돌도 캐고 구경도 하고 광석에 대해 물어보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기쁘다"면서 "내 전공이 미술인만치 체험교육장은 머리속으로 이미 그림이 다 그려졌다"며 흐뭇해했다. 이런 저런 점을 종합해볼 때 쉰살의 부산향우 김종균씨는 광산과 열애 중임에 분명하다.

한편 김종균씨는 남해의 폐광을 가꾸고 활용하는 일에 관심을 가진 군민과 향우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016-565-8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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