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마을 뒤로는 국수산이 아담하게 솟아있다. 산 아래로는 이곳 저곳에 정성스레 농사짓는 밭들도 보인다. 마을 앞으로는 마안도 너머 먼바다에서부터 푸른 파도가 일렁이며 다가온다. 바람이 거세지면 사그락사그락 속삭이던 몽돌 해변이 소란스러워진다. 

강풍이 몰아치면 큰 파도가 들이닥치며 두렵게 다가올 때도 있다. 그래서 바닷바람 막아주는 아름다운 숲을 만들었나 보다. 무려 300여 년 전 옛 조상님들의 지혜가 켜켜이 쌓여있는 마을 숲이다.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느티나무, 이팝나무, 팽나무를 심어 가꾼 은점마을은 풍광이 참 아름다운 마을이다. 바닷가 바위 굴. 은굴 속에서 은을 캐내 거래하던 마을이라 은점마을이 되었다. 마을 오른쪽 바닷가에 은굴이라는 해안 동굴이 있다.

은점마을에는 남해군에서 보호하는 노거수가 두 그루나 있다. 앞서 소개했던 이팝나무가 있고, 이팝나무에서 약 2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느티나무도 있다.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663번지에 있는 수령 370년 된 느티나무다. 남해군 12-01-4 보호수는 지정품격이 경상남도 나무로 2001년 05월 28일에 지정됐다. 

작년 여름 조사할 당시 나무 높이는 19m, 나무 둘레는 590cm였다. 자세히 다가가 보면 안타깝게도 한쪽 큰 가지가 뜻하지 않게 손상돼 완전히 잘라낸 흔적이 보인다. 서둘러 치료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다르게 보면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나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에겐 여전히 소중한 당산나무로 보호받고 있다.

은점마을 남쪽 해변에는 아주 먼 옛날에 용이 살았던 굴이 있었다고 한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바닷가에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에는 은굴에 살던 용이 이 느티나무 아래에 또아리를 틀며 쉬었다고 한다. 또 은굴 안에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둥근 우물 같은 곳이 있는데 마을 앞에 보이는 섬 마안도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전해져오는 마을이다.

은점마을에서 나는 은점 멸치도 유명하다. 
인근 바다에서 그물로 잡아 배로 실어 온 멸치를 몽돌밭에서 참맛이 배어 나오게 말린 멸치다. 과거엔 어업 활동이 활발해서 인구도 많았던 손꼽히는 자연마을이었다. 방풍림과 보호수는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소통의 장이면서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던 중요한 장소였다. 

은점 보호수는 수형, 수관, 수피, 뿌리, 수분영양, 훼손, 병충해, 활력도, 지표면, 오염원 등에 대한 상태를 1점~5점으로 구분하여 최종 평가를 하는 감시등급이 주요감시에 속하므로 각별한 관리와 관심으로 앞으로 오래오래 은점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 주면 좋겠다.

은점 느티나무 전경
은점 느티나무 전경
보호수로 지정받은 은점 느티나무 모습
보호수로 지정받은 은점 느티나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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