碧松 감 충 효
시인/칼럼니스트

필자 소개 :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녹조근정훈장 서훈(2008), 한국문인협회 회원한·몽 문화교류협회 회원
               남해문학회 회원, 재경남해향우회지 《남해가 그리운 사람들》 편찬위원장(2012)
               재경남해중·제일고 동문 라이프스토리 《망메새》 편집주간(2013)
               태극권 우슈/쿵후 국내, 국제교류대회 노년부 우승(2015~2017), 양주 시립도서관 사람책(Human Book) 강사(2017)
               재경노원구남해향우회장(2016~현재), 보물섬 남해포럼 자문위원(2021~현재)
               저서로는 시조집 《크리스털의 노래》(2007), 《남녘바람 불거든》(2010)
               칼럼/시문집 《읍성의 문창에 시혼 걸기》(2013), 시조와 산문으로 쓴 칼럼 텅 비어서 부끄럼 없구나》(2022) 
              《남해시대》신문에 《나의 고향, 나의 삶》주제로 칼럼 연재(2019.8.8.~현재)
              《남해신문》에 《새 지평 길을 열고》 주제로 칼럼 연재(2022.6~매주)     

 

 

새 지평 길을 열고 뭔가를 띄어보면
거기엔 물길 흙길 숲길이 다가오고
대자연 교향곡까지 출렁이며 넘친다

 
남해신문에 글을 올린다. 그것도 새 지평을 여는 마음이니 무언가 새로운 각오도 따라 나선다. 지난 몇 년간은 참으로 암울했다. 코로나라는 역질의 바람이 세상을 휘몰아치니 온통 난리가 났는데 그 첫 번 째가 마스크 대란이었다. 마스크 한 장을 구하려고 약국이나 마트에 수백 미터 장사진을 치고 그 것도 동이 나면 투덜대며 빈손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철저한 배급제였다.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개수, 고르게 나누어 쓰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참으로 인간의 나약함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었다.

가게는 문을 닫고 여행은 제약을 받고 일찌감치 국경 봉쇄를 단행한 나라도 있었다. 인재를 양성하는 배움의 터전인 초, 중, 고, 대학교는 물론 국가와 개인이 운영하는 여러 시설까지 문을 닫으니 각종 사회활동의 위축은 물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큰 마스크로 얼굴을 덮어 쓰고 다니면 아는 사람도 지나치기 일쑤였고 모자까지 푹 눌러쓰면 눈빛마저 차단되어 마치 우리 주변이 좀비들의 세상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밝은 빛이 다가오면 어둠은 쫓겨 가는 법, 마침내 그 암울했던 긴 터널 끝에 밝은 햇살이 비치며 며칠 전부터 울리는 문자 메시지는 새로운 만남의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메시지가 대부분이다.

향우회 모임의 공고, 뒤늦은 산악회의 시산제,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 체육관 운영 재개, 동창회 등의 모임 공고인데 그 중에도 초등학교 모임은 감동적이다. 2년 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의 얼굴 보자며 한 사람이라도 더 참가시키기 위해 임원진에서 친구들이 올 수 있는 가능한 날짜를 일일이 조정해서 공지 올리는 죽마고우들의 배려는 정말 도탑다.  

-싱그러운 오월의 녹음과 함께 무언가의 희망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이 시점에 남해신문 독자들과의 만남을 배려해 주시는 고향신문에 감사드리며 타향객지에서 어쩔 수 없는 향수에 젖을망정 결코 나약해지지 않을 각오로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되뇌며 매주 한 편씩의 글로 찾아뵈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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