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영일 남해군수 후보가 지난 16일 오후 4시 박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의힘 내 군수후보 경선 상대로 나와 패한 문준홍 씨에게 사과했다. 

문준홍 씨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음에도 박영일 후보는 SNS상에 ‘문준홍 씨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수락했다’는 내용으로 잘못 올려 문준홍 씨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날 회견에서 박영일 후보는 지난 12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후 페이스북에 ‘문준홍 예비후보가 비록 참석 못했지만 공동선대위원장을 수락했다’는 허위의 사실을 게재해 군민들에게 혼란을 끼쳤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지난 (당내 군수후보의) 경선 후 문준홍 씨에게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문준홍 후보는 “4년 전인 지난 2018년에 박영일 당시 예비후보의 선거본부장직을 맡아서 유세장마다 다니면서 제 일처럼 유세연설을 했다. 하지만 또다시 그렇게 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다”면서 정확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선거대책위원장직 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영일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문준홍 씨가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잘못된 내용을 공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저 박영일은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가볍게 일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박영일 후보는 “저는 문준홍 님께 SNS상의 허위 사실을 포함해 그동안 서운했던 점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이에 정중히 사과를 드리며 용서를 구하는 바입니다”라고 밝혔다.  

2016년 새누리당 입당시 박(朴), 문(文) 입당 완강 반대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문준홍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동안 무소속으로 몇 차례 남해군수에 도전했던 문준홍 씨가 나름의 한계를 느껴 지난 2016년 상반기에 당시 새누리당에 입당하려고 했을 때 반겨주는 다른 당원들과는 달리 박영일 후보가 완강하게 반대해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이 쌓였다. 

또 2017년 4월 경남도의회 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당시 새누리당 남해군당협의 핵심 인사의 요청으로 문준홍 씨가 새누리당 경남도의원 후보로 나섰다. 당시 정치 상황상 새누리당이 바른미래당으로 쪼개졌는데 그때도 박영일 후보는 문준홍 씨가 아닌, 지인 A씨에게 바른미래당 도의원 후보 출마를 권했고 A씨와 함께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했다고 한다. 이때도 문준홍 씨는 같은 당이면서도 자신을 돕지 않은 박영일 후보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2018년 남해군수 선거를 위한 새누리당 경선에서 최종 박영일 후보와 맞붙어야 했던 문준홍 씨가 ‘경선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박 후보가 단수 공천을 받게 됐다. 문준홍 씨는 이 과정을 이해할 수 없어 복잡하고 비통한 심경이었지만 당의 승리를 위해 일선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아 경쟁자였던 박영일 후보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문준홍 씨는 당시 심경을 “어느 누구도 못하는 일을 누구보다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는 말로 표현했다.  

2017년 4월 도의원 보궐선거 시 문(文), 박(朴) 도움 못 받아 

그러다가 올해 2022년 지방선거의 국민의힘 경선에서도 다른 후보들과 함께 문준홍 씨와 박영일 후보가 경선을 했지만 박영일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돼 문준홍 씨는 이번에도 군수 도전의 뜻을 접어야 했다. 또다시 경선 패배의 쓴 잔을 마셔 허탈하고 힘든 문준홍 씨에게 박영일 후보는 또다시 선대본부장직을 제의했지만 문준홍 씨는 “이번에도 그렇게 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다”라며 거절의사를 전달했다. 

문준홍 씨는 “경쟁자였던 사람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는 것은 보통 불가능하다. 그런데 지난 2018년 군수 선거에서는 내가 그렇게 했다.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며 “그런데 이제 또 선대본부장을 맡아달라? 한 번은 가능하지만 두 번은 인간적으로 안 된다. 4년 전에 경쟁자를 위해 그렇게 열심 했었는데 이번에 또 다시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본지 기자가 박 후보의 생각을 듣고 사실 확인을 위해 연락하고 문자도 남겼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추후 추가 취재를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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