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최 철 호
대표이사 최 철 호

군민 여러분은 오늘 남해신문 지령 제1581호를 받아 보고 계십니다. 지방자치가 시작되기 전 1990년 5월 10일, 지역언론 역사의 첫발을 뗀 남해신문이 어느덧 3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남해인의 지역정서를 대변하고 지방화 시대에 맞추어 지역신문으로서의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하지만 불황기나 어려운 시기가 올 때마다 저희의 노력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 큰 사랑을 주신 군민 여러분과 향우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경영의 위기 등 많은 풍파가 있었지만, 신문발행을 쉬지 않았던 우직함은, 늘 새로운 소식으로 군민들을 찾아가겠다는 약속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32년이라는 튼튼한 나무로 성장하게 해 주신 군민 여러분과 향우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고마운 마음과 감사를 드립니다.

미디어 환경이 급속도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뉴스를 인터넷에서 읽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일간지 종이 신문들은 미래를 걱정합니다. 그러나 남해신문에 나오는 고향소식과 향우 소식들은 기존 언론매체로 접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은 빛 속에 살 것이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어둠 속에서 살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이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요즘입니다. 

남해신문은 멋진 글, 솔깃하게 쓰는 곳도 아니고 좋아할 내용만 쓰는 곳도 아니며 힘을 가진자들의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곳이 아닌 군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전달하겠습니다. 기존 언론매체에서 접근이 어려운 남해의 농민, 어민, 읍시장 상인, 장애인 등 우리 주위의 평범한 군민이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와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남해를 늘 그리워 하는 향우 소식, 무엇보다 군민의 알권리를 위한 보도라는 저널리즘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정론의 길을 걸어 가겠습니다. 

그러나 더 큰 산이 남아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역언론 모두가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비판기능을 잃고 있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남해신문의 생명줄인 군민과 구독자를 소중히 받들어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민과 구독자를 잘 모시는 것과 구독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보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것입니니다. 지역언론은 권력뿐만 아니라. 구독자로부터도 독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해신문은 권력, 구독자의 취향이나 눈높이에 부응한다는 명목으로 진실보도를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보도를 위해서 불편하고 불쾌하게 만드는 일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공기(公器)인 남해신문의 자세이기 때문이고 군민의 바램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32년을 시작하겠습니다. 새로운 미래에 대해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고 합니다. 생일상을 차려 놓고 자축하기에는 시대와 지역의 상황이 엄중하기만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지역과 우리의 삶은 어려워졌고 여기다 비수도권 모두가 포함된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에 맞서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남해신문 역시 위기 속에 있고 독자들 눈에 차지 않는 부분 또한 많을 것입니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속담을 떠올립니다. 

끝으로 창간 32주년을 맞아 영화 ‘신문기자’의 실제 주인공인 도쿄신문의 기자 모치즈키 이소코가 항상 마음속에 소중히 새기고 있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전하고자 합니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의 대부분은 무의미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으로 인해 자신이 바뀌지 않기 위해서이다.” 

신문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자문하면서 창간 32주년을 맞이하기까지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군민과 향우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고마움과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군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언제나 군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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