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트램
포르투갈 리스본 트램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남해군 신청사를 남해읍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필자는 몇 년 전부터 해 왔다. 조선시대 관아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자 문화관광 상품이 되었듯이, 남해를 대표하는 남해군 청사도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면 지역문화 유산의 하나로 자리매김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이런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남해군민과 함께 만들어간다면, 우리는 무한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문화유산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리라 생각한다.

남해읍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바닷가에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나 아니면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건물 자체를 전통. 문화 예술적 가치를 더하고, 단순 행정 업무만 보는 공간이 아닌 융·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남해읍 주변 해안가에 있는 남해군 청사 스카이라운지는 태평양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최초 청사가 될 것이고,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함께 복합문화공간으로 행정서비스 뿐만 아니라 문화·관광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전략적 문화관광 요충지로 남해군 전체 관광의 중심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넓은 주차장과 함께 남해읍시장과 연계한 셔틀버스나 포르투갈 리스본에 있는 예쁜 트램으로 남해읍을 찾는 다양한 계층의 관광객들이 주차 걱정 없이 남해읍 전통시장에서 남해특산물과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청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뻗은 남해읍 해안길에는 화전(花田)의 옛 명성답게 다양한 꽃들이 즐비하고, 독일의 뮌스터 야외조각 공원처럼 건물과 야외가 하나의 예술 공간으로 남해 관광의 동맥이 되어 관광벨트가 되는 것을 상상을 해 보았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도시개발에 새로운 신화를 만들었듯이 1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건설하는 청사는 남해군에서 제일 큰 건물이며 남해의 상징물이다. 남해군 청사가 행정타운만의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 필자는 약간의 비젼을 더 해 보고자 한다.

국제사회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름 없는 빌바오라는 작은 소도시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건설로 인하여 전 세계에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국제도시로 변화한 것은 실로 엄청난 발전이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건설되기 이전에는 관광을 오는 사람들은 상용 여행자이거나 가족이나 친지 정도의 방문이었다고 한다. 빌바오는 관광이나 여가선용 목적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이 없는 일종의 관광 불모지였는데 지금 현재 일 년에 백만 명 이상이나 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변화되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현대판 기적이다.

그러나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을 도입해서 세계적인 문화중심지로 탈바꿈하였다는 신화 때문에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미술관을 추진하면 성공한다는 단순한 논리는 아주 위험하다. 빌바오 이후 여러 도시들은 지역재생을 위해서 막대한 재정을 투자해 미술관을 건설하였지만 빌바오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곳은 런던의 테이프 모던 등 소수 사례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다른 미술관들이 실패하는 데도 불구하고 빌바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여러 각도에서 충분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경우는 다르지만 우리는 문화·관광으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며 우리에게 맞는 관광·문화자원을 찾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할 것이다.    

빌바오의 성공 요소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상징적인 가치가 있다. 빌바오 시민들이 지난 20여 년 동안 경험한 큰 변화는 그들 도시의 중심부에 세계적인 미술관을 건설하고 경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변화는 오히려 지역주민의 자존심 회복과 빌바오 지도자들의 태도 변화다.

1980년대 지역주민과 지역 정치인들의 마음을 억눌렀던 도시 침체와 위기 상황에 대한 두려움은 점차 미래에 대한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열정적인 담론으로 바뀌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빌바오 지역주민의 56%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설립되기 10년 전보다 건립 이후, 빌바오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실업률 증가, 환경오염,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우울하고 정신적 고통을 당하던 빌바오 시민들에게 구겐하임 미술관 건립은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된 문화도시로 부상하게 되었고, 시민들의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존감이 회복되었다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건설의 큰 효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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