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남해군향우회(이하 군향우회) 제56대 회장으로 재부남해군남해읍향우회 엄전중 회장이 취임했다.

군향우회는 지난 20일 동대신동 향우회관에서 55대·56대 신·구 회장만 참석한 가운데 향우회 업무 전반을 인계인수하고 제56대 엄전중 회장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차기회장으로는 아직까지 군향우회장을 한 번도 배출하지 못한 창선면에 우선 추천권을 주어 재부창선면향우회 장준동 직전회장이 내정되어 있었으나 지난해 말 일신상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혀 차기회장 추대는 난항에 빠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임원회의, 이사회가 개최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읍·면향우회 회장단은 현 회장의 유임이냐, 새로운 회장의 추대냐를 놓고 지속적으로 논의하다가 회장의 임기를 더 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새로운 적임자를 찾아보았으나 군향우회 회기 종료일까지 시일이 너무 촉박하여 읍·면회장 중에서 누구라도 맡아 함께 운영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남해의 중심지면서 읍·면 회장단 중 조직 서열상 맨 처음이고 회장단 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던 남해읍향우회 엄전중 회장을 차기회장으로 추대했으며, 최종적으로 재부남해읍향우회에서 제56대 군향우회 회장으로 엄전중 회장을 추천했다. 

군향우회는 회기 종료일까지 추가로 추천된 사람이 없어 엄전중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최종 결정했다.

엄 신임회장은 “평소 군향우회는 읍·면향우회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읍·면향우회는 산하 마을향우회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회장으로 수락할 당시 읍·면회장단이 함께 운영해보자고 제안했고, 읍·면회장들도 저의 제안에 모두 찬성해 주었다. 앞으로 군향우회의 모든 의사결정과정에 읍·면향우회장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그동안 군향우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걱정이 많으셨을 것이다. 하루빨리 이전의 일상으로 회복되어 향우님들과 얼굴 마주 보고 싶다. 많은 협조와 동참 부탁한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엄 신임회장은 국세청에서 38년간 근무했으며, 거창세무서장, 북부산세무서장, 부산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을 역임하고 2015년 6월 명예 퇴임했다.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했으며 현재는 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취임사

 

35만 재부 남해군 향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재부남해군향우회 회장을 맡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영광스러움보다는 우리 향우회 70여 년의 찬란한 역사에 누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 무거운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짐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본다면 우리 향우회는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뀐 3세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한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향우회의 존재 의미가 예전과는 같지 않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향우회도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함께 변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음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름지기 향우회는 향우들 간의 친목을 그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함은 변할 수 없다 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 우리 향우회가 처한 이러한 상황이 이러하다는 저의 인식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과제를 설정하여 제 임무를 수행해볼까 합니다.

먼저, 조직을 실효적으로 정비하겠습니다.
제가 여러 해 동안 향우회 활동을 해오면서 느낀 것으로 우리 향우회의 조직이 다소 허술하지 않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회장의 선출에서부터 임원의 선출, 그리고 기타 향우회를 이끌어 가는 요원들의 선출 과정이 소수 특정인들의 자의적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 군향우회의 기둥은 읍·면향우회가 되어야 하고, 읍·면향우회의 기둥은 마을향우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야 조직이 튼튼해지고 무한한 생명력을 갖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의 중심을 각 읍·면향우들이 선출한 읍·면회장단으로 하고, 그 뒷받침을 역대 회장님들을 비롯한 지금까지 우리 향우회를 음으로 양으로 키워 오신 원로분들이 하는 구조로 개편해 보겠습니다.

다음으로 수입과 지출의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해보겠습니다.
우선 수입을 지금까지의 회장을 포함한 특정인 몇몇 분의 희사에 의존해온 관행을 읍·면향우회의 합리적 기준에 따른 분담으로 함을 기본으로 하고, 지출은 우리 향우회의 설립 목적에 맞게 알차게 쓰는 방향으로 개선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우리 고향 남해의 발전을 위해 남해군과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자라나는 우리 고향 출신 후세들과 국가나 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우리 고향 출신 인사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우리 향우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일에도 관심을 갖고 추진해보겠습니다.

제가 가진 보잘것없는 능력으로 제 임기 내에 이런 무거운 과제를 다 수행해 낼 수 있을지 내심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하여 수행해보겠습니다. 그래도 다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 향우회의 미래를 위하여 그 기틀만이라도 마련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향우 여러분! 우리 향우회는 회장이나 어느 특정인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모두 회장이라 생각하시고 향우회에 애정을 쏟아 주십시오. 우리 후손들이 우리를 자랑스러운 선배로 기억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지혜를 모아 시대의 변화에 걸맞는 멋진 명품 향우회를 만들어 봅시다.

끝으로 지난 3년간 우리 향우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신 신금봉 회장님과 함께 애써 주신 향우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우리 향우회를 창립하시고 오늘이 있기까지 지켜 오신 역대 회장님을 비롯한 선배 향우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코로나19의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우리 향우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비록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다소 완화되기는 하였으나 그 후유증은 쉬 가시지 않을 것으로, 하루빨리 이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 이전의 평화로왔던 일상으로 회복되기를 충심으로 빌어 마지않습니다.

향우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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