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달 남았다. 6월 1일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등 후보자들은 저마다 ‘표심(票心)얻기’ 행보를 본격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국민의힘 군수 입후보자 출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군수, 도ㆍ군의원 선거의예비후보자 등록 등 선거분위기는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은 지금부터 후보자들의 행동거지를 면밀히 살피면서 지역 일꾼을 선택하기 위한 준비에 서서히 들어갈 것이다. 흑색비방과 지역감정에 호소하면서 유권자들을 혼탁 논쟁으로 밀어 넣는 선거풍토를 조장해 온 출마자들의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길 내심 바라고 있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 우리 유권자들은 후보자가 어떤 이념과 철학으로 출마하는가를 살피게 될 것이다. 지방정치와 지역발전은 유권자들의 손에서 출발한다. 지금까지 혈연과 학연, 지연에 우선해 지역 가르기 투표를 해 온 유권자나 그 표를 원하는 후보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런 결과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그 착각과 망상 속에서 있다면 이번 선거에서 일침을 가해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라고 방관하는 사이에 지역 화합과 상생 정치는 고사하고, 지역의 미래마저 망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가 현명해야 지방정치의 선진화를 달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식과 위선보다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진정으로 남해발전을 꾀하고, 군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줄 양식 있는 지역 일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2000년 전 90세 우공(愚公)과 같은 후보가 선택되기를 기대한다. 어리석을 우(愚)로 불린 우공, 그는 건넛마을로 가는 길이 산에 가로막히자 한 삽씩 떠내어 산을 옮기려 했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주인공이다. 생전에 결실을 못 볼 게 뻔한데, 그는 먼 미래를 보고 역사(役事)를 도모한 것이다. 

“다음 선거만 생각하면 정치꾼(politician)이요, 다음 세대를 생각하면 정치가(statesman)”란 말이 있다. 우공과 같이 임기동안 결과를 보지 않아도 남해의 먼 미래까지 내다보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후보자를 선택함에 있어 유권자 모두 좀 담담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담담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차분하고 평온하다. 사사롭지 않고 객관적이다. 물의 흐름 따위가 그윽하고 평온하다’이다. 담담한 마음에서 후보자를 선택하게 되면 지역, 혈연, 학연 그런 것 보다 우리 미래를 위해 어떤 후보자가 더 매력적이라는 걸 판단하고 느끼고 결정할 것이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이 한 두가지 아닐 것이다. 어느 지방에서나 공통의 고민인 지방소멸. 어려운 지역경제. 줄어드는 인구와 학령인구, 그리고 우리 앞에 처한 현안사업인 해저터널, 국도 3호선 확장사업 등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책 추진에 있어 다양한 이해관계인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2개월 후, 사회 구성원 중 일부가 좋아하거나 반대하는 그 다양한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는 후보, 무엇보다 표현을 절제하는 겸손하고 성실히 일하면서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후보가 선택 되기를 기대하며 우공과 같은 후보자가 선택된다면 우리 남해가 더 자랑스럽고 미래가 기대되는 곳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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