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푸조나무? 뭔가를 퍼(푸) 나르는 데 쓰인 나무일까. 아니면 새가 와서 앉는 나무란 뜻인가. 외국 자동차 브랜드 이름 같기도 한데···, 아무튼 다른 나무에 비해 이름이 꽤 독특한 나무다. 그래서 요모조모 살펴보고 찾아봤다. 

푸조나무는 주로 따뜻한 남쪽 바닷가에서 볼 수 있다. 소금기를 잘 견디는 나무다. 또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나무다. ‘포구새’가 열매를 먹기 위해 즐겨 찾는 나무라 해서 푸조나무라 불렀다는 설. 우리말의 ‘푸’와 한자 거칠 ‘조’가 합쳐져서 푸조나무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푸조나무 열매를 즐겨 먹는 새로 찌르레기와 직박구리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포구새’는 찌르레기를 달리 부르는 말이다. 얼핏 보면 팽나무 같기도 하다. 그래서 개팽나무, 검팽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검팽나무는 검은 열매가 달리는 나무란 뜻이다.

배가 닿는 포구에서 주로 보여서일까. 바닷가 마을 사람들은 그냥 포구나무라 부른다. 약간 시큼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나는 푸조나무 열매는 배고픈 어린 시절 아주 훌륭한 간식거리였다. 나무 이름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창선 당항마을 푸조나무는 마을 한가운데 우뚝 서 있다. 수형도 아름답다. 뭔가 모를 카리스마가 느껴지면서도 맘씨 좋은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함이 묻어나는 멋진 나무다. 창선과 삼천포 사이. 곤유 마을과 당항마을 사이에서 율도 넘어가는 고개 이름이 당고개인데 당집이 있어 당고개라 불렀던 모양이다. 

또 그 고개가 닭의 목과 같이 생겨 목덜미 항자를 써서 당목이라 했다고 하는데 한자와 한글을 병행해서 부르나 보다. 당항마을은 청동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아주 유서 깊은 마을이다. 최근에 국도 3호선 공사과정에서 지석묘 2기와 비파형 동검이 출토되기도 했다. 

당항마을 푸조나무는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되었는데 추정 수령이 239년 정도다. 남해군 창선면 당항리 481번지에 있는 읍·면 나무다. 마을 당산나무이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해 주는 고마운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래서 마을의 수호신이자 자부심이기도 하다. 지나는 길에 살짝 들러서 나무 아래 앉으면 마을 풍경이 예쁘게 다가온다. 푸조나무 느낌, 마을 느낌이 참 포근하다.

창선 당항마을 푸조나무 수관
창선 당항마을 푸조나무 수관
푸조나무의 줄기 부분
푸조나무의 줄기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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