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팽나무는 한자 이름 ‘팽목’에서 팽나무가 되었다고 하는 설. 또 대나무로 만든 팽총에 동그란 열매를 넣고 쏘면 팽~ 날아가서 팽나무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팽’이 아니라 폭 하고 날아간다고 ‘폭나무’라고도 한다. 이처럼 팽나무는 마을 정자나무와 당산나무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던 나무여서 그런지 나무 이름에 여러 가지 설이 담겨있다. 팽나무는 신령스러운 신목으로도 대접받아온 나무다. 팽나무를 ‘박수’ ‘박수나무’라고도 하는데, 박수는 점을 치는 신령스런 나무를 뜻한다. 예부터 남자 무당을 박수라 하는데, 박수나무 아래서 굿을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마을나무 12-22-7-13-1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으며 남해군 설천면 문의리 562-1번지에 있는 팽나무는 150살쯤 되었는데, 아주 가깝게 붙어있는 말채나무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문의리 팽나무는 그냥 차를 타고 무심코 지나가다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구두산 아래 양떼목장 가는 방향으로 오르다 마을 중간에서 바닷가 쪽을 바라보면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는 보호수 팽나무를 볼 수 있다. 깨 농사와 고추, 마늘 농사를 번갈아 짓는 작은 밭 끄트머리에 약간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이다. 

팽나무 근처에는 둥근 저수조 시설이 있고, 나무 아래에는 나무 탁자가 놓여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게 해 놓았다. 돌로 만든 조그만 보호수 팻말은 비스듬한 채로 반쯤 땅속에 박혀있다. 

남해에서 만날 수 있는 보호수 중에서는 나무 아래로 펼쳐지는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나무가 바로 문의리 팽나무다. 멀리 사천 비토섬과 와룡산 그리고 창선도까지 한눈에 바라다 보인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섬과 푸른 남해 바다 풍경도 가깝게 또는 멀리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가을에는 노랗게 물든 황금 들녘도 내려다볼 수 있다. 논과 밭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곡선의 아름다움도 엿볼 수 있다. 문의리 마을 모습도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안타깝게도 문의마을 팽나무는 보존 상태가 썩 좋지 못하다. 태풍 피해를 받아 한쪽 줄기가 완전히 잘려나간 상태다. 치료한 흔적이 크고 뚜렷하게 보이는데 힘겨운 모습이 역력해 보인다. 줄기와 가지가 잘려나가지 않았다면 아주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뚝 서 있었을 것 같아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설천면 문의리 팽나무 전경
설천면 문의리 팽나무 전경
가까이에서 본 팽나무
가까이에서 본 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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