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그림 정 길 호<br>​​​​​​​(전) 해성중ㆍ고 총동창회장
글 / 그림 정 길 호
(전) 해성중ㆍ고 총동창회장

‘유구한 남해금산 정기를 받아 한려수 굽이굽이 감도는 곳’으로 시작되는 교가처럼 유구한 역사가 흘러 어언 70년이 지났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남명보통공립학교가 유일하게 남면을 대표하는 학교였다. 그 학교가 지난해에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남명초등학교이다.

해성중학교는 한국전쟁 발발 2년 전에 개교해 열악한 환경에 객지로 안 나가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의 산실이었다. 그 시대만 해도 작은 면소재지에 학교가 없어 미조, 상주에서 먼 바닷길을 작은 어선 통통배를 타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위험을 무릅쓰고 등ㆍ학교를 한 학생들이 있었다. 보석같은 졸업장을 받기 위해 피눈물 나는 배움의 뱃길이었다.  

현재 남면 평산리(오리) 271번지에 위치한 해성중학교는 올해 71회 졸업생을 배출하는 학교가 되었다. 1948년 9월 1일 남면 선구리 마을집회소에서 65명의 신입생으로 출발해 1950년 2월 24일 남면 평산2리 1455번지로 자리를 옮겨 2000명 가까운 졸업생을 배출하고 1965년 8월 11일 학교 부지를 매입해 목조 신축 건물을 지어 지금의 자리에 터전을 잡았다. 

학교 건물 주변에 면적이 넓은 숲이 우거져 알록달록 자주색, 초록색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정원처럼 아름답다. 무더운 삼복 더위 때는 칠판을 숲속 나무에 걸어놓고 매미소리를 들으면서 시원한 솔바람 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공부를 했다. 1년에 한번씩 반공웅변대회도 개최했다. 넓은 숲은 학생들에게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겨울에는 바닷바람이 거세고 무척 추웠다. 나무 수령이 오래된 고목나무가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도 해주었다.  

봄이면 가까운 초등학교 학생들의 소풍장소를 제공했다. 건물 밑의 큰 운동장은 8.15경축 마을별 축구대회 행사 경기를 치른 곳이다. 지금은 자연잔디가 잘 정리되어 있지만 과거 남면을 대표하는 행사의 장소였다. 

초봄이면 교무실 앞 화단 울타리에는 오래된 홍매화 고목에 분홍색 꽃이 피어 봄의 소식을 알리고, 운동장에는 파릇파릇한 자연 잔디가 새 옷으로 단장한다. 정원수에는 새순이 돋고 누구나 구경 한번 올만한 장소다. 누군가가 긴 시간동안 많은 정성과 손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리더십이 풍부하고 봉사정신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학업성적이 뛰어나고 우수한 학교가 되는 길은 환경 정비가 최우선이다. 내가 졸업한 학교는 항상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랑해야만 그것이 진정한 명문학교다. 내가 부끄러워하고 업신여기면 남들도 그런가보다 생각할 것이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여 많은 졸업생을 배출해 1만 명이다. 앞으로 30년 후가 되면 개교 100주년이다. 지금 사회적으로 큰 이슈인 저출산 때문에 시골학교로서 학생 수를 채우지는 못하지만 학생들의 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교원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과거 70년전 배고픈 보릿고개 시절 미래의 대한민국은 장차 세게 초강대국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할 때 모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다. 지금 전체 3학급에 50명이 채 안되지만 비전과 꿈, 희망을 갖고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노력한다면 먼 미래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많은 동문들이 있다. 동문들의 작은 손길이 절실하다. 오래전부터 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총동창회에서 매년 발전기금을 전달하면서 자동이체통장을 개설해 기금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홍보만 할 뿐이다. 뜻있는 동문들의 참여를 바라면서 여러분들의 각 가정에 삶의 향기가 가득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