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프로파일러를 본격 다룬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화제다. 이 드라마는 창선면 대곡마을 출신으로 창선중·고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박보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창선향우들의 취재 부탁을 받고 드라마 제작으로 바쁜 박 감독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로 감독데뷔를 하셨다. 국내 첫 본격 프로파일러 드라마로 화제성도 높고, 시청률도 높다. 소감 한말씀 부탁드린다.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최고의 스탭,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즐겁게 촬영하고 작업했다. 데뷔 연출로서 저의 부족함을 실력과 에너지로 채워주셨기에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더욱 성숙하고 바른 연출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번에 감독으로 데뷔하기까지 연출 분야에서 어떤 길을 걸어오셨는지 소개해달라.
“2013년 SBS 공채 합격 후 조연출 기간을 거친 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로 데뷔하게 되었다. 방송국 공채는 일정 기간의 조연출 수련을 거치게 된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로 메인 연출로 데뷔하게 되었다.” 

▲그동안 제작에 참여했던 작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2013년 SBS 드라마국 입사 후 조연출을 거쳤다. 이후 최근에는 <열혈사제>, <펜트하우스 시즌1>에서 B팀 연출을 맡았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어떤 드라마인가? 연출자로서 어떤 것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나?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교수가 겪은 실화를 담은 르포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이다. 범인들을 쫓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쇄살인마가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던 2000년대 초중반 그들을 쫓아야 했던 프로파일러들의 시간을 재조명한다.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공포와 불안에서의 안전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어떤 이들의 고군분투와 치열한 싸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이 작품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들에게 ‘완전범죄는 없다’는 일종의 경고를 보내는 일이라고도 생각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을 꼽자면, 드라마가 실제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이 누군가에게 해가 되지 않기를, 고통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 순간 촬영했다. 범죄자가 얼마나 잔인했는지, 피해자가 그 순간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보다 이들을 쫓는 인물들의 심리와 간절함, 치열함 등에 주목하고자 했고, 그 사이에 바람직한 균형을 잡기 위해 항상 신중했고 긴장했다. 힘든 시간을 기억하고, 기록함으로써 다시는 무고한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최근 한국드라마가 넷플릭스 등 OTT를 통해 공급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드라마 PD로서 이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런 성공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즐거운 변화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결국 좋은 콘텐츠는 문화, 국경, 언어를 넘어서서 인류에게 즐거움과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런 ‘성공’은 좋은 콘텐츠를 향한 열망과 성실함에 원동력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COVID-19로 전 세계가 고통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방역수칙을 준수해가며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국 드라마 산업의 대단한 성과라고 본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현재 작업 중인 작품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이다. 이후엔 재밌고 즐거운, 긍정적 영향력을 가진 콘텐츠를 연출하고 제작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에 더해, 남해의 여러 자랑 중 하나로 우뚝 성장하고 싶은 작은 소망을 조용히 간직하고 있다.”

▲드라마를 만드는 PD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언제부터 PD를 꿈꾸었나?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 영화, 소설 등을 좋아했다. 상상하는 즐거움과 함께 세상을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대학시절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전공 공부를 하면서도 계속 드라마, 영화 등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진로를 정했고, 방송국 입사를 꿈꾸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2013년 SBS 공채시험을 봐서 합격했고 드라마PD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창선중고교를 졸업한 것으로 안다. 남해에는 가족 중에 누가 계신가?
“할머니, 외할머니, 박재근·김순연 부모님이 계신다. 외삼촌숙모, 사촌동생도 남해에 살고 있다. 남해신문을 구독하시는데 지금 제 인터뷰 기사를 보면 아주 기뻐하실 것 같다.”

▲고향 남해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푸르른 하늘과 바다, 그 모든 자연이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10대를 남해의 자연 속에서 보냈다는 것이 저의 정체성이기도 하고, 동시에 제 마음의 큰 자산이다. 힘든 순간이 올 때면, 남해의 하늘과 바다를 생각하게 된다. 고향에서 저를 응원하는 가족들을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어린 시절 가족의 따스한 보호와 친구들과의 맑은 우정,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고요하고 평화로운 남해의 자연이 자양분 되어 지금의 저를 존재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남해(창선)에는 아직도 박보람 PD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 분들께 한말씀 하시면.
“어느덧 고향을 떠나온 지 10년이 조금 넘었다. 남해에서의 유년시절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 같은 자산이다. 언제나 고향 남해를 제 최고의 스펙이자, 최고의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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