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은 세 단계를 경험하는 삶의 통과의례
관광객은 세 단계를 경험하는 삶의 통과의례
  • 남해신문
  • 승인 2022.01.0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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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학자 고프만은 관광객이 접할 수 있는 문화 그리고 사회적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무대의 전면부로 비유했으며, 관광객은 무대의 후반부까지는 보지 못하고 무대화된 고유성이라는 무대의 전면부만 경험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관광객이 볼 수 없는 감추어진 지역사회의 숨겨진 진면목은 무대의 후반부로 비유했다. 

관광객은 일상에서 탈출하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익명성을 가지고 여행을 한다. 그리고 관광지의 지역주민들도 자신의 진정한 모습보다는 어느 정도 감추어진 채 자신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관광객은 관광지를 방문해 지역주민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무대의 전면부만 보게 된다. 그리고 관광객은 자신이 체험한 지역주민과 그 지역 문화와 원주민들의 문화를 볼 수 있지만 정확한 그 지역 문화 진면목은 볼 수 없다. 

지역민과 관광객은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자신들의 신분을 숨긴 채 비일상적인 행동을 하고 일상적인 규칙에 벗어나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거주지에서의 일상적인 모습과 상당히 다를 수 밖에 없다.   

관광객은 여행기간 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익명성을 가지고 사회적인 자신의 신분을 떠나 환상적인 자유를 느끼고 싶어 한다, 이러다보니 일상적인 규칙과 규제라는 제약의 사슬을 끊어 버리고 마음대로 행동하며 일상적인 규칙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전도시키는 것을 즐긴다. 

이러한 비일상적인 심리상태로 인하여 가면무도회에서 서로의 얼굴을 감추고 만난 사람처럼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개방성을 즐긴다. 극히 일부분이지만 성문화에 대한 일상적인 관습조차도 일시적으로 전도되는 성적인 무질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해외여행을 다녀보면 관광객의 소비성향 역시 거주지에서 소비하던 일상적인 소비습관보다 낭비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는 것을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관광객은 일상거주지를 떠나는 신분 이탈의 단계, 새로운 신분으로 역할이 전도되는 단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사회복귀의 단계라는 세 가지 단계를 경험하는 삶의 통과의례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첫 번째 단계는 일상거주를 떠나는 신분 이탈의 단계다. 
현대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은 가정에서 주는 스트레스와 기계가 주는 위협, 인공지능 정보화가 주는 직장 상실의 위협, 도시화가 주는 고독감이 괴롭고 힘들다. 잠시라도 이런 고통과 압박에서 벗어나 타인의 신분으로 살면서 재충전 할 수 있는 것이 관광객이라는 신분이다. 

두 번째 단계는 새로운 신분으로 역할이 전도되는 단계다. 
익명성이라는 새로운 신분으로 자신이 아닌 타인으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일상적인 규칙이나 관습에 벗어나 즐기고 역할전도를 체험하게 된다. 익명성이 있는 인터넷공간에서 인간의 숨은 본성과 폭력성이 극대화되기도 한다. 관광객이라는 신분은 일시적인 자유와 특수한 심리상태에서 사회 규칙 뿐만 아니라 방문하는 지역사회의 규칙까지 무시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섹스관광(Sex Tourism)이 한 때는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특별한 사람들이 이런 이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는 삶 속에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고 인간은 일상을 떠나면 누구나 낯선 이방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사회복귀의 단계이다. 
미국 사회학자인 노백은 놀이가 생활을 유지하고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휴가 기간의 무규범적인 생활은 그 사회에서 부과하는 압박과 긴장에서부터 해방시키고 일상적인 시간과 공간에서 벗어나 흥분, 쾌락, 놀이 등으로 일상에 찌들린 영혼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놀이는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고 내면적인 존재를 회복하여 육체와 영혼에 재충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용인되는 상태에서 일상적인 규칙들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규칙과 관습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게 되는 사회적 순기능을 수행한다. 

또 미국 사회학자인 맥켄넬은 이러한 통과의례를 현대적인 순례의 형태라고 주장했다. 종교순례에도 스리랑카 타밀 힌두교 시바라티리(시바의 밤) 축제와 같이 밤에 깨어 있기만 하다면 그날 저녁에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시바신의 자비를 얻게 된다는 믿음으로 밤새 술을 마시는 무질서와 창조적 혼돈을 경험하기도 한다. 종교적 순례에도 무질서와 혼돈 그리고 쾌락적인 성격이 포함되어 있다.   

관광객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관광객은 일상거주지를 떠나는 신분 이탈의 단계, 새로운 신분으로 역할이 전도되는 단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사회복귀의 단계라는 세 가지 단계를 경험하는 삶의 통과의례로 정의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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