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한 정훈 러닝스파크(주) 대표이사를 충무로에서 만나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교육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정훈 대표는 남해읍 출신으로, 20년 넘게 교육기술(에듀테크) 분야에서 일해왔다.

▲정보통신부장관 표창 수상을 축하드린다. 소감 부탁드린다.
“소프트웨어 산업발전 유공자를 대상으로 매년 포상이 진행되는데, 올해는 제게 그 행운이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에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은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기술을 통한 교육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러닝스파크(주)는 어떤 일을 하는 기업인가? 에듀테크 기업으로 소개되는데,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분야다.
“러닝스파크(주)는 ‘We Spark Learning’이라는 비전 아래 설립한 교육기술 전략기획 및 리서치, 컨설팅 기업이다. 교육 영역의 ‘미래 건축 설계 사무소’라고 할까. 기존 초·중등, 대학, 기업, 평생교육 영역에 기술을 접목해 더 나은 교육환경을 설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창업 6년차이고 법인 전환한 지는 3년차로, 아직은 조그마한 회사다.”

▲러닝스파크(주)의 서비스는 기업이나 개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해달라.
“러닝스파크(주)는 주로 포스코 인재창조원, 인사혁신처,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아제르바이잔과 방글라데시 교육부 등의 국내외 기업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교육에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자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컨설팅하고 실행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데이터 기획 관련 워크숍(교육훈련)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성가족부 산하 공공기관의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행정 혁신 컨설팅’도 추진한 바 있다. 그리고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해 대한민국 교육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4차 산업에 필요한 인력 육성에 기여하고자 산업에 뛰어드는 창업자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국내외 교육시장 정보, 정책 변화 그리고 필요한 문제지점(Pain Point)를 제시해주는 지식정보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에듀테크 동향 리서치 보고서를 개발하고 있으며, 교육기술 관련 각종 학술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과제 수행을 통해 개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듀테크 지능형 시장정보 서비스(askedtech.com)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사용자는 좀 더 좋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을 테고, 기업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꼭 필요한 영역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번 장관상 수상은 어떤 공로를 인정받은 것인가?
“4차 산업혁명 위원회 에듀테크 산업 활성화 TF 자문위원, 산업기술평가원 에듀테크 영역 R&D 기획위원, 육군교육사령부 LVCG 과학기술 그룹 자문위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에듀테크 실증전문가 등의 활동들을 통해 교육영역의 디지털 전환이 실패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 노력에 대해 인정을 해준 게 아닐까 한다.”

▲이 분야에 진출한 계기는 무엇인가? 이전의 관련 이력이나 학위 등을 소개해달라.
“고등학교부터 참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사회초년기부터 IT 교육센터, 교육부 산하 교육정보화기관을 거쳐 국내 IT 대기업 중 하나인 SK 그룹에서 교육기술 관련 일을 해왔다. 교육기술(에듀테크) 영역에서 20년 넘게 일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2014년 뉴질랜드에서 1년 정도 아이들과 휴식기를 가진 시간이 있었는데, 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Timaru라는 남해와 비슷한 규모의 동네였다. 넓은 초원과 양들이 함께하는 삶이었다. 뉴질랜드 티마루의 조그만 공립학교에 두 아이들이 다녔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 수업에서 이미 스마트폰의 수학용 게임플랫폼을 활용해 뉴질랜드, 호주, 영국 등 세계의 아이들과 재미있게 수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처럼 대한민국보다 훨씬 작은 나라인 뉴질랜드는 IT를 어떻게 교육에 활용할 수 있을지를 마을과 학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실증해보고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고 자랑하면서도 교육에서만큼은 입시 중심의 교육, 스마트폰 중독, ADHD라는 부정적 영향을 과대 포장하면서 교육에 기술을 도입하는 데 저항이 클 때였다. 이런 경험을 한 뒤 귀국 후, 지난 수십년간의 교육기술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교육에서 기술을 도입하는 데 있어 역할을 하려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아직 3년차인 새내기 법인이다. 이미 만들어진 성숙한 시장이 아닌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영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한민국 교육은 국가가 책임 교육을 당연히 해야 하기도 하지만, 학부모, 기업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영역이다. 다양한 교육 관련자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하겠다. 
또한 좋은 러닝스파크 조직을 만들어서 에듀테크 영역의 좋은 건축사 사무소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며 에듀테크 기업들이 교육에서 꼭 필요한 문제 지점을 혁신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23년에는 에듀테크 기술기업과 사용자(초·중등, 대학, 기업, 평생교육)들이 함께 문제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디자인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사업을 꿈꾸고 있다.”

▲남해에서 언제까지 살았나? 가족관계는?
“고향 보물섬 남해는 언제나 내가 돌아갈 곳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해양초등학교 16회 졸업이고 서울에서 고향 친구들과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남해중학교를 졸업하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타지생활을 했지만, 예전 읍내에서 과일가게를 하시던 부모님(정경연·김효순)이 현재는 시금치 농사를 지으시며 건강하게 지내신다. 남해 추모누리장례식장을 운영하고 계시는 정경근 삼촌, 고현 청탑부동산을 운영하고 계시는 정경문 삼촌 등 많은 친척분들이 다 남해에 계신다. 해양초등학교 19회 졸업생인 처와 21살 이쁜 딸, 이번에 고3이 되는 씩씩한 아들과 수원 광교에서 살고 있다.”

▲남해가 소멸하지 않고 지속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교육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에듀테크 또는 교육과 관련해 남해군에 제안할 만한 것이 있나?
“디지털 혁명으로 교육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온라인 학습과 토론 방식으로 수업하고 전 세계 7개 도시를 돌아다니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미네르바 스쿨, 기업가정신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몬드리아 팀아카데미(MTA)와 같은 혁신적인 교육 모델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의 교육 환경과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입학보다 미네르바 스쿨 입학이 더 어렵다고 한다.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을 기반으로 인성을 강화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경험을 남해가 재설계해낼 수 있다면 교육의 혁신적인 사례를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교육의 변화는 더디고 많은 이들의 수고로움과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다. 법령과 제도와 같은 시스템의 개혁도 필요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헌신, 전문성의 발휘가 필요하며 바람직한 문화도 만들어 가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다. 그 어려운 것들을 남해의 교육 공동체가 하고자 한다면 남해가 교육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교육이 미래라고 한다면 미래를 만드는 과정도 미래다워야 할 것이다.”

아직 우리사회에서 생소한 분야인 에듀테크를 개척하며 이 분야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정훈 대표를 만나면서 우리 교육의 미래에 한걸음 더 다가간 느낌을 받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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