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상남도 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한 ‘2021년 농촌자원사업 종합평가회’에서 삼동면 복이네농장 대표 황전금 씨가 농촌자원사업 유공 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 이번 표창은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 도내 시군 가공 분야 시범사업 추진 농업인 중 농외소득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바가 많은 농업인을 추천받아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표창을 수상한 ‘복이네농장’ 황전금 씨는 남해군생활개선회 삼동면회장, 향토요리연구회장 등을 역임하며 농촌여성지도자로서 여성 농업인과 농업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특히 남해군의 농산물을 재료로 한 된장, 고추장 등 전통 장류를 판매하는 복이네농장을 운영하며 장류 연구로 우수한 품질과 소비자가 만족하는 제품을 통해 농외소득 증대에 힘썼으며, 2020년 농업인 소규모 창업기술 지원사업을 통해 가공시설 위생설비 및 가공 장비 개선을 통해 농산물가공품의 안전성과 품질 개선에 노력은 물론, 농한기 여성 농업인 일자리 제공 등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이번 표창을 수상하게 됐다. <편집자 주>
복이네농장을 찾은 날, 노트북을 열어두고 택배 송장주소를 입력하는 황전금(61)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곧 직거래 택배가 올 시간이라 준비하고 있다’며 바쁜 와중에도 반갑게 맞이해준다.한우 50두를 키우는 남편 이대홍(65)씨와 함께 시문마을에 들어와 산 지도 어느덧 20년 남짓이다. 남편 고향 따라 오게 된 황전금 씨는 “IMF로 하던 사업에 손해를 보고 고향에 와서 농사짓고 살자 해서 오게 됐다”며 “절박하면 다 한다더니 절박함으로 시작했다. 농사짓는 땅은 턱없이 작지. 농사만 갖고선 될 게 아니다 싶어서 메주도 만들고 된장, 고추장, 청국장도 만들게 됐다. 뭘 알아서 한 게 아니라 정말 살려고, 아들 하나 키워보려고 남편 소 사료 값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시작한 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나 같은 사람도 취재거리가 되느냐”며 손사레쳤다. 그러면서도 “사실 표창장을 받는다 하는데 여전히 얼떨떨하다. 농사도 어려워 남해군농업기술센터 문을 두드린 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농업기술센터 생활개선회 1기 멤버로 시작했다. 그때부터 농업기술센터를 늘 들락거리면서 어려워도 배우고 또 배웠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게 6차 산업 시대로 가야 된다며 ‘직거래’는 필수가 된 시대다 보니 SNS 활용법을 배워야 했는데 그 수업에 폴더폰인 사람이 나 포함 딱 2명이었다. 당시 강사한테 당돌하게 ‘전화 걸고 받고만 하면 되는 데 굳이 비싼 스마트폰으로 바꿔야 하느냐’며 따져 묻고 그랬었다. 근데 그 강사님이 우리집까지 찾아와 왜 스마트폰이 필요한지를 밤 12시까지 설득하시면서 무지한 이 아낙의 생각을 깨쳐주셨다. 지금 생각해도 참 고마운 일이다. 그 일 이후로 이제는 만드는 과정도 사진으로 찍고 SNS에도 올리고. 이젠 이 핸드폰이 내 가게다 생각하고 열심히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해농산물도 최고 맛이 있을 제철에 맞춰 직거래 해야
남해産 콩과 고추 등 작물로 만든 메주, 된장, 간장, 고추장을 만드는 황전금 씨의 철학은 결코 ‘식품에 거짓이 있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키운 콩과 고추 등을 사용하고 부족할 경우, 이웃인 남해농민이 잘 키운 작물을 사들여 만든다. 또 장류는 특히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고 황토방을 적극 활용한다. 그래서 한번 맛본 사람은 단골고객이 절로 된다.
황전금 씨는 “청국장을 택배 보낼 때 직접 키운 시금치를 한움큼 선물로 보내드리면, 너무 맛있다고 시금치를 주문하신다. 시금치를 주문받을 때도 무조건 팔 게 아니라 ‘지금이 가장 달달한 제철’인지를 꼭 명시하고 보낸다. 그래서 필히 가급적 더 맛이 좋을 때를 기다렸다가 보내도록 한다. 눈앞의 이익을 잠시 내려놓고 더 맛이 있을 때를 챙겨 보내면 고객들은 더 신뢰를 가지고 직거래 단골 고객이 된다”고 말했다. 황전금 대표는 아들 이름을 따서 ‘복이네’로 지은 만큼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먹거리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었다. “남해는 물 좋고 공기 좋고 먹거리 좋다. 이처럼 살기 좋은 곳 찾기가 쉽지 않다. 난 청년들에게 남해가 희망의 땅일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여전히 컴퓨터는 어렵고 유통이나 홍보는 멀게 느껴진다. 이런 부분을 청년들이 농가와 협업해 도운다면 일자리 창출이 되지 않겠나. 농가 역시도 마찬가지다. 직접 농사지어 전량 납품하는 건 소득이 적다. 제대로 정성껏 잘 키워서 제값을 받는 직거래를 하고, 가공품을 만드는 등 2차 생산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혼자가 힘들면 마을 농가 서넛이 같이 하는 것도 품앗이도 되고 힘이 된다. 거기에 또 다른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농업인에게 필요한 교육과 시설 자문, 지원 등에 애써주는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며 “저처럼 기역자도 몰랐던 사람도 10년 넘게 배우니 가나다는 알게 되듯 배움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몸소 느끼게 해주셔서 감동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