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소위 허리디스크라 생각할 만큼 대표적인 질환이라 할 수 있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우선 허리 디스크의 정확한 명칭은 요추 추간반 탈출증이라고 한다. 디스크(추간반)는 정확히 이야기 하면 척추와 척추사이의 완충을 할 수 있는 해부학적 구조물이다. 그리고 디스크는 두 가지의 해부학적 구조물이 있는데 중간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수핵이 있고 그 바깥으로 수핵을 보호하고 있는 섬유륜이 있다. 이 섬유륜을 뚫고 안쪽의 수핵이 튀어 나오면서 신경을 압박하면 이것을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허리 디스크, 정확하게 요추 추간반탈출증이다. 

추간반탈출증의 대표 증상은 하지방사통과 요통, 그리고 마비증상이다. 이 세 가지 증상이 한꺼번에 있을 수도 있고, 하나씩 있거나, 순차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방사통은 탈출된 수핵으로 인해 신경가지가 기계적으로 압박되어 염증반응이 발생하고 부종이 발생 한다. 이로 인해 해당부위 신경가지가 지배하는 고유감각 영역에 통증이 발생된다.

환자들은 이런 통증을 표현할 때 ‘전기가 오듯이 찌릿하거나 기분 나쁜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이다, 다리가 무겁게 느껴진다’ 등 다양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요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보통 추간반탈출증이 디스크 자체의 변성으로 디스크 주변의 동척추신경(sinuvertebral nerve)이 자극을 받아 아프거나, 디스크 높이가 낮아지면서 척추후관절(facet joint)의 압박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마비의 경우 추간반탈출증의 위치에 따라 마비되는 곳이 다른데 가장 빈도가 높은 요추 4번, 5번 사이의 추간반탈출증은 발목의 마비증상으로, 계단을 오를 때 발이 계속 계단에 걸려 넘어지거나 올라가기 힘든 경우가 발생하고, 걸을 때 발이 계속 끌리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그리고 마미증후군(cauda equine syndrome)이 발생할 경우 회음부와 항문 주변 감각 마비 및 항문반사, 구해면체 반사 등이 소실된다. 쉽게 말해 대소변이 가려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최대한 빠른 수술을 한다면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지체되어 48시간 이후에는 수술을 하더라도 회복이 느리거나 돌아오지 않게 된다.

추간반탈출증의 치료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게 된다. 첫 번째 보존적 치료, 두 번째 수술적 치료이다. 그리고 보존적 치료는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로 나뉘는데, 통증이 심할 경우 주사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그러나 약물요법과 주사요법의 경우 구조적으로 튀어나와 있는 디스크를 제거해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환자들이 약만 주거나 주사치료는 그냥 안 아프게만 해주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데 이것은 오해다. 약물의 효과로 인해 신경가지의 염증물질들을 중화시켜 염증으로 부어 있는 신경가지의 부종을 억제 및 가라앉게 해주고, 이로 인해 공간이 확보됨으로써 통증이 감소되고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든다. 따라서 아프지 않게 된다면 굳이 수술을 하지 않고도 좋아지게 되는 것이다. 보통 튀어 나온 디스크는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재발이 일어나지 않는 한 3~5년이 지나면 몸에서 자연적으로 흡수가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주사요법은 약물을 직접 신경가지 근처에 주입하는 신경차단술과 척추신경관내로 카테터를 삽입하여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신경성형술(neuroplasty))이 있다. 이러한 주사요법의 경우 추간반탈출증의 모양이나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척추전문의와 상의하여 결정해야 한다.

수술 치료의 경우 충분하고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를 하였으나 증상 호전이 없거나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들 때 혹은 마비가 발생하였을 때 고려하게 된다. 수술 치료방법에는 현미경을 이용한 디스크 제거술,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 등이 있다. 현미경 수술의 경우  2~3cm정도 피부절개를 하고 척추 후궁 일부를 제거한 후 터져 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이고, 내시경의 경우 지름 7mm 정도의 내시경을 이용, 피부절개는 7mm 내외로만 하여 디스크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탈출된 디스크의 방향이나 크기,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하게 된다.

추간반탈출증의 경우 비교적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즉, 직장에서나 사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20~40대에 많이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주로 컴퓨터와 모바일로 업무를 보기 시작하고 비만이 증가하면서 더욱 빈번히 발병하고 있다.

이는 바른 자세와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조절하고 코어 근육운동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추간반탈출증은 흔히 요통이 동반되기 때문에 환자들은 여러 치료자들을 찾게 된다. 하지만 치료자들의 직역 간에도 치료의 방법과 예후는 천양지차이다. 한의사나 사설 물리치료사, 심한 경우 마사지사와 같은 이들에게 치료를 받기도 하고, 충분한 치료를 하기 전에 수술을 피하기 위해 여러 의사를 찾아다니며 닥터쇼핑을 하기도 한다. 이 경우 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서 마비가 남거나 만성통증이 남아 고생하는 경우가 생긴다.

한 명 또는 두 명 정도의 척추 전문의를 찾아 본인의 증상에 대해 상담한 후 적절한 시기에 꾸준한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리고 주치의를 신뢰하는 것이 더 빠른 치료법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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