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고에서 선소까지 7000보 걷기
제일고에서 선소까지 7000보 걷기
  • 남해신문
  • 승인 2021.12.0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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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만의 일출, 노을이 머무는 곳
건강·장수는 하루 30분 이상, 7000보 이상 걷기

꺾이고 부러지며 
제 몸도 못 가누는데, 
가을바람 불어대니 어찌할거나.
세월 헛되이 가버릴까 
두렵기는 마찬가지지.

갈대의 일생을 바라보며 두보가 어떤 생각으로 위로를 건네고 싶었을까. 남해제일고에서 선소까지 걷기를 하면 저물어 가는 가을, 초겨울이 시작되는 갈대를 입현매립지에서 볼 수 있다. 
우리 남해의 자연은 언제나 규칙적으로 되풀이되는 것 같지만 매년 새로움을 주는 느낌이다.

꽃이 피는 봄철이 지나 무성하고 푸르렀던 입현의 갈대가 늦가을로 접어들어 노랗게 변했다. 연약해 보인면서 쉽게 꺽이지 않는 갈대를 보면서 걷다 보면 멀리 순천만 갈대를 일부러 찾아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걷기가 왜 좋은가. 자료를 찾다 보니 걷기를 가장 좋아하는 민족이 영국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걷기는 영국인의 독특한 일상이라고 한다. 대부분 혼자 걷거나 개와 함께 걷는데, 걷기를 좋아해서 비가 와도 걷고 상당한 추위에도 걷는다고 한다. 

아빠가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가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할아버지가 장바구니를 들고 걷는데, 부부가 함께 걷는 모습을 제일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선소 해안가에서 보게 되면 대부분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걷는데, 영국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더 늙은 부부도 손을 잡고 걷는다고 한다.

무병장수를 꿈꾸던 진시황만이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도 병에 걸리지 않고 90세 넘게 건강하게 지내다 사나흘 앓고 조용히 삶을 마감하는 인생을 모두 꿈꾼다. 

몸에 좋다는 이상한 음식까지 찾아가서 먹고, 듣도 못한 건강보조제까지 매일 챙긴다. 

그런데 의학자들이 공통으로 ‘불로초’를 추천하는데 그것이 바로 ‘걷기’라는 것이다. 걷기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니 한동안 걷기의 운동 효과를 얻으려면 하루 1만 보는 걸어야 한다며 만보계를 허리춤에 차고 걷고 뛰고 하는 사람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매일 1만  보 걷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1만보가 무리라고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걷기를 포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 보 걷기가 건강에 최고라는 의학적 근거도 없었다고 말하고 1만 보 걷기는 일본에서 시계 부품 제조업체 ‘아마사’가 세계 최초로 걸음거리를 재는 ‘만보계(萬步計)’를 내놓으며 시작한 마케팅이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처럼 포장된 것이라고 한다. 만보계 출시 후 일반인에게 알려지고 각인되면서 만보 걷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에야 걷는 것이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9년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아이민 리 교수팀이 미국의학협회지인 JAMA에 발표한 논문에서 70대 여성 1만 6741명을 대상으로 걸음걸이 수와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걷기가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4400보 걷기가 2700보 이하로 걷는 것보다 조기 사망할 위험이 40%가량 줄었다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공동 연구팀은 38~50세 남녀 2110명을 조사한 결과 7000보 이상 걸으면 적게 걷는 사람보다 조기 사망 가능성이 50~70% 줄고 특히, 빨리 걷거나 천천히 걷기는 운동효과나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고, 건강장수의 핵심은 하루 하루 30분, 7000보 이상 걷기에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다는 음식도 걷기만큼 뚜렷이 사망률을 낮춰주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일단 걷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7000보 이상 걸으면 좋겠지만 그 이하라도 상관없다. 빨리 걸을 필요 없이 천천히 당장 내일부터 제일고 정문에서 출발, 아름다운 입현 매립지 갈대와 수천마리의 철새들을 보면서 선소까지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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