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임 종 욱
작가 임 종 욱

코로나19가 활개를 치는 바람에 세상의 모든 축제들이 주눅이 들어 움츠려들었다. 2년 동안 우리들은 방 안에 갇혀 재앙이 잠들기를 기다렸고, 감염병이 사라질 봄날을 기다리며 복면강도(?)로 지냈다. 가뜩이나 흥이 많은 남해 사람들이니 그 감질이 오죽 했을까?

한 해가 저물 때를 맞아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을 접종했고, 뒤이은 보강 접종도 신속하게 진행될 모양이다.

이에 발맞춰 정부에서도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를 낮춰 ‘위드 코로나’ 시대가 막을 열었다. 여전히 조심해야겠지만, 코로나의 여파를 이기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밖으로 나가 기지개를 켤 때다.

남해에서도 최근 다양한 실외 행사들이 봇물 터지듯 열리고 있다. 음악회와 체육대회, 전시회 등 동면에 들었던 일정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개최 소식을 알려온다.

코로나 장군의 기승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래도 세상은 돌아갔고 사람들도 호흡을 잃지 않았다. 당장 몇 달 전 숙원이었던 남해-여수 해저터널의 착공을 알리는 서막이 열려 남해의 답답했던 숨통을 터 주었다. 포스트 코로나도 그렇지만, 남해의 미래 생활도 여러 요인으로 인해 변화가 목전에 닿았다.

문화가 강한 나라가 선진국이듯, 문화 저변이 넓고 두터운 지자체가 강한 지자체다. 열 걸음 앞서기 위해 우리들은 한두 발짝 뒤로 물러섰다가 이제 신발 끈을 조이게 되었다. 남해의 문화 저변이 지난날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문화는 다양해야 한다. 음식도 편식이 나쁘듯 문화 향유도 한 쪽에만 치우치면 자칫 ‘문화의 청맹과니’가 될 수 있다. 더구나 남해는 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는데, 다양한 문화 메뉴가 있어야 관광객의 발걸음을 폭주시키고 붙잡아 둘 수 있다.

젊은이들을 오게 하고 외지 분들의 귀촌을 선도하려면, 우리만의 문화 향유 양식만 고집해서는 힘들다. 저들의 안목과 관심은 다양하게 열려 있는데, 마냥 내 것의 가치만 내세워서는 흡입력이 떨어질 것이다. 저들이 무엇을 원하고 세상에는 어떤 문화가 자라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먼저 새로운 문화의 향도가 되어야 확장성있는 문화의 진원지로 남해가 자리할 수 있다. 그 길을 여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남해 청년 트리오 ‘다온나’ 밴드 / 색연필화
남해 청년 트리오 ‘다온나’ 밴드 / 색연필화

누구라도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려운 과제지만, ‘법고창신(法古創新)’하는 정신이 우선되어야 함은 물론이겠다. 옛 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창안에 이르는 길. 우리가 잘 일구었던 문화도 놓치지 않으면서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변화된 지형도를 이제는 그려야 할 때인 것 같다.

그래야 내년 방문의 해도 성공하고, 그 이후에도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이 지속되지 않을까?

얼마 전 ‘다온나’ 밴드가 남해에서 결성되었다. 남해에서 사는 젊은 음악가 세 사람이 모여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을 들려줄 마음가짐으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이들이 다루는 악기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기타, 그리고 타악기가 포함된다.

악기의 구성 자체도 신선하지만, 재즈와 레게 등 다양한 맛으로 음악을 꾸며 남해사람들의 풍미에 맞게 다듬어 들려줄 계획을 짜고 있다. 젊다는 것이 꼭 나이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남해에서 자주 듣기 어려웠던 감각을 선보이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이런 음악은 대중성과 예술성도 확보하고 있어 관광이나 여행을 오는 사람들의 입맛에도 잘 맞을 듯하다. 이처럼 음악의 향유에서도 다양함을 늘려나간다면, 색다른 변화에 일조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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