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진주환경운동연합 정은아 사무국장(사진 오른쪽)과 탁영진 활동가
진주환경운동연합 정은아 사무국장(사진 오른쪽)과 탁영진 활동가

몇 년 전부터 ‘기후위기’라는 말이 일상화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 걸까? 

기후위기에 대한 우리들의 대응에서 인식의 혼동이 있다는 통계가 있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 4월 ~ 6월말 전 세계 30개국 국민 2만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람들은 온실가스 감소를 위한 방법 1순위로 ▲‘(자원)재활용’을 꼽았지만 실제 재활용의 효과는 조사항목 9개 중 ‘7위’로 나타났고 2ㆍ3위 인식 순위로 ▲재생에너지 사용과 전기차로 바꾸기가 있었지만 실제 효과는 4ㆍ5위라고 한다. 
또 반대로 ▲장거리 비행하기와 차 없는 생활하기는 인식 순위가 6ㆍ7위로 낮았지만 실제 효과는 3ㆍ2위로 높았으며 ▲채식하기도 인식 순위는 8위로 낮았지만 실제효과는 6위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가장 효과가 높은 실천은 ‘아이 1명 덜 낳기’로 나타났다고 한다. (한 사람이 연간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은 약 58톤.) 

“이 정도만 실천해도 대멸종 막을 수 있다”  

심각한 기후위기에 우리 시민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무수한 담론들이 나오고 있지만 거시적으로든 미시적으로든 실천 방향과 행동요령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의외로 많지 않거나 산발적이어서 혼동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는 올해 7월 ‘기후위기의 진실’이라는 소책자를 발간해 기후위기 문제의 실상과 실천 요령을 핵심적으로 짚어주고 있다. 박종권 대표는 책자와 설명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석탄 발전소 조기 폐쇄 및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육식 줄이기 및 채식의 적응 ▲전기소비 줄이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박종권 대표는 “아무리 재생에너지를 확대해도 전기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면서 “전기 사용량이 훨씬 많은 기업을 포함해서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박종권 대표는 ▲주 1회 고기 먹지 않기 ▲비닐봉지, 일회용컵, 플라스틱 적게 쓰기 ▲음식 남기지 않기 ▲기후 관련 기사에 댓글 달기 ▲기후 관련 정보를 SNS 등에 공유하기 등 비교적 일상적인 실천사항들을 함께 언급하면서 “이 정도만 실천해도 (기후위기로 인한) 대멸종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이 함께 ‘기후위기 대응 조례’ 제정, ‘기후시민의회’ 만들어야

전 세계의 국가들이 참여해 기후위기에 대한 거시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국내에서도 개인과 지역사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민ㆍ관이 협력해 공동 행동의 기틀과 실천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진주환경운동연합은 진주시에서 ‘기후위기 대응 조례’ 제정 운동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진주환경운동연합 정은아 사무국장은 “조례 제정을 통해 기존 진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원들을 포함해 교육청과 연계한 시민교육, 학교교육 등으로 확대ㆍ심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확산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주시의 기후위기 대응 관련 조례 제정 움직임은 시의원 사이에서도 중요한 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는 분위기다. 진주시의회 제상희 의원은 지난해 11월 23일 제225회 진주시의회 제2차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기후 위기 대응과 관련한 분과 위원회의 설치, 구체적인 전략 수립을 위한 전담 공무원 및 책임관 배치, 각 부서별 기후 위기 대응전략 수립, 매월 특정 날짜를 통해 기후 행동 등 기후 위기대응위원회의 설치로 구체적이고도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라고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또 여수환경운동연합 강흥순 사무국장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경제와 무역의 부작용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국가간에 탄소저감 장치 없는 석탄발전 자금 지원 중단, 탄소 국경세 도입 등이 도입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철강과 석유화학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우리 나라의 제조업 등 무역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강흥순 사무국장은 ‘정의로운 전환’을 지향하는 시민들이 참여해 기후위기를 막고 시민공동체를 보호하는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강흥순 사무국장은 프랑스의 ‘기후시민의회’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 확산과 함께 시민들이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의 길, 즉 ‘기후시민의회’를 결성해 전 국민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공동대응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9년 시민의원 150명이 참여하는 ‘기후시민의회’를 조직했다. 기후시민회의는 지난해 6월까지 9개월간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40% 줄이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결과, 149개 제안이 담긴 460쪽짜리 보고서를 내놨다고 한다. 여기에 담긴 내용은 ▲탄소 국경세 도입 ▲대중교통 장려를 위해 기차표 부가세 인하 ▲고속도로 속도 제한 강화 등 정부정책 제안뿐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출퇴근 및 통학 시 자전거ㆍ카풀 이용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8월 7일 ‘탄소중립시민회의’가 출범했는데 만 15세 이상 지역ㆍ연령ㆍ성별 등을 기준으로 비례할당 무작위로 선정된 시민위원 500명이 지난 9월 11일~12일 시민대토론회를 열고 쟁점별 종합토론을 통해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11월 1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30년까지의 한국의 ‘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기대에 못미치는 40%까지만 상향한 것으로 제시돼 효과에 의문스러운 상황이라고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시민사회 차원에서 ‘기후시민회의’ 규합 사례도 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강흥순 사무국장은 “정부뿐 아니라 지역자치단체에서도 기후위기 대응 시민의회를 결성할 수도 있다. 경남 기후도민회의나 서울시민회의 모집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에 발맞춰 남해군 지역에서도 기후위기 문제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민주도형 민ㆍ관 거버넌스 결성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관련 조례의 제정, 기후위기의회나 기후행동위원회 등 논의ㆍ실행기구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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