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해 강진만만큼 자전거길이 잘 돼 있고 아름다운 곳이 없다는 자전거 마니어들의 평가다. 

삼동 지족과 설천 노량에서 시작하는 강진만의 자전거길은 한번은 읍 선소에서 지족방향으로, 한번은 선소에서 문항방향으로 매일 자전거로 매일 2번씩이나 가 본다는 친구도 갈 때 마다 계절별로 새로움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주말이면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차에다가 자전거를 싣고와서 노량에서 출발해서 삼동면 지족까지 자전거로 갔다가 오는데 올 때 마다 새롭다고 한다. 강진만의 주변 자연풍경도 빼어나고 오르막 내리막이 적은 이런 자전거길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왕지 앞바다를 가르는 아름다운 바다위 자전거로 갈 때면 바닷물에 반사되는 물결, 나무 사이로 언뜻언뜻 쏟아지는 햇살, 바닷바람에 살랑거리는 바람, 노래하듯 출렁이는 강진만의 수면 위에서 반사되는 빛의 반짝임, 강진만은 자전거로 가든 걸어서 가든 늘 반갑게 손을 흔든다.

자전거 타기 가장 좋은 10월이 지나고 11월이 왔는데 갑자기 추위가 몰려와 겨울이 시작된 것 같다. 

장기 일기예보에 의하면 올 11월은 예년과 달리 낮은 기온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가을은 너무 추위가 빨리 와서 가을이 사실상 실종됐다는 것이다. 그래도 10월과 11월은 1년 중 가장 좋은 계절, 가을 아닌가. 안타깝게도 최근 기후위기로 여름 더위가 길어지면서 가을의 시작이 늦어지고 길이도 점점 짧아지는 추세인 것 같다.

대신 겨울이 아예 사라질 거라는 기후학자들의 전망과 달리 가을 추위도 빨리 오고 겨울 한파는 점점 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올해도 가을 한파가 일찍 찾아온 만큼 다가오는 겨울 날씨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추운 가을과 겨울은 자전거타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혀 아니다. 

입현 매립지 갈대숲도 다른 색깔을 내보이기 시작을 하고 선소와 도마 앞 바다에는 겨울 철새들이 몰려 오기 시작했다. 청둥오리부터 이름 모를 많은 새들이 하루가 다르게 무리지어 오고 있다. 입현매립지 수문 주위에 가을 바다바람 맞으며 낚싯대를 드리운 다양한 계층의 낚시꾼들, 선소 가는 도로옆 소나무 방품림 속의 긴의자에 마주 보고 웃고 있는 젊은 연인, 그늘의 잔디에 몸을 맡긴 나이 지긋한 부부. 남해읍에 살면서도 이런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지 못하고 하루하루의 바쁜 일상에 여유없이 지나는 모습을 선소의 매립지와 철새를 보면서 되돌아 보게 된다.

바람 많은 12월의 추위가 오기 전, 무엇보다 이 아름다운 가을이 가기 전에 강진만 자전거길에 가보자. 햇살에 유난히 반짝거리는 강진만이 아름다워 무심코 시선을 던지다 미처 지나가는 지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불러서 되돌아 보는 경우도 많은데 그 만큼 강진만 자전거길은 ‘아무 생각없이’ 잡념없이 자건거로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강진만의 자전거길에서 이 가을을 즐겨보자. 겨울을 나기 위해 마음속 깊이 가을을 저장하기에 강진만의 자전거 길은 충분할 만큼 가을로 가득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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