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를 무척 좋아하는 김장실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과 김봉천 두 향우를 지난 5일 인사동에서 만났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예술의전당 사장·국회의원 등을 거치며 문화예술행정가로 일한 김장실(65) 향우가 지난 4월 <트롯의 부활-가요로 쓴 한국현대사>를 출간했으며, 김봉천 향우 역시 <흘러간 옛노래 100선>을 펴냈다.

김장실 전 차관은 “어려서부터 노래를 좋아했다. 취미나 특기를 묻는 난에는 거의 예외 없이 노래 부르기라고 적었다. 고향 남해군 상주면 상주리 은모래해수욕장을 드나들던 연락선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듣고, 뜻도 모르는 채 따라 부르며 유행가를 배웠다. 그런 연유로 직장은 물론 동창회, 향우회 등 여러 모임과 회식 자리에서 자청이나 권유로 반주 없이 육성으로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트로트 가요를 좋아했던 추억을 얘기했다.

그는 또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직에서 물러나 쉬고 있을 때, 한국 대중가요를 본격적으로 연구했다”고 했다. 김장실 향우가 쓴 <트롯의 부활>의 참고문헌이 무려 192권이나 된 것을 보고 기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실로 엄청난 자료들을 수집, 연구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속편을 준비 중이라 했다.

김봉천(74) 향우는 “소년 시절, 갈맷빛 남해 바다를 바라보며 목포의 눈물을 부르고, 울며 헤진 부산항을 노래했다. 조금 더 자라서는 해조곡, 비내리는 고모령, 나그네 설움을 불렀다. 그러는 동안, 대중가요의 참맛을 알고부터는 이난영이 몹시도 그리웠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노래는 그 시대의 정서, 문화, 역사를 반영한다. 그런데 지금은 노랫말이 상스럽고 헤프고 천박한 것들이 많아 부끄러울 따름이다”고 말하면서 대중가요가 후세에도 끊임없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 날 두 사람은 트로트 연구의 대가들답게, 은방울자매의 <삼천포 아가씨>에 얽힌 일화 및 한국 대중가요사 등에 대한 얘기들을 서로 진지하게 나누었다. 김장실 향우는 미국 카네기홀에서 공연한 가수답게 옛노래 <가슴 아프게>, <추억의 소야곡> 등 몇 곡을 구성지게 부르기도 했다. 실로 의미 있고 즐거운 오찬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한번씩 만나 트롯에 대한 얘기를 더 다양하게 나누기로 했다.

김봉천 향우는 창선면 장포마을에서 태어나 창선중·고, 중앙대 문예창작과, 국제대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였고, 동국대부속고·광운전자공고·노원고·경동고를 거쳐 창동고등학교에서 국어과 교사로 근무하다가 2009년 정년 퇴임하였다. 7차 교육과정 연구위원, 중·고등 교과서 심의위원 등의 일을 하였다. 현재, 서울시평생교육원, 복지관 등에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집필한 책은 <1050일 여정(병영수필)>, <길을 밝히는 사람들>(교단수필·형제 편저), <이별 연습>(수필집), <내가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수필집), <국어문제집>, <문학 참고서> 등이 있다. 취미 생활로 동료들과 더불어 거리의 악사 노릇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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