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면 평산마을에 있는 바래길 작은미술관에서는 지난 9월 28일부터 11월 7일까지 수채화가 김희곤 작가의 수채화전이 열리고 있다. 
김희곤 작가의 13번째 개인전시인 이 전시회에는 작가가 지난 겨울부터 올해 여름까지 남해 곳곳을 다니면서 화폭에 담아낸 남해 풍경 수채화 30여 점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남해의 아름다움을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색채로 담아낸, 남해로서는 특별한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창원에서 수채화 작가로 활동하는 김희곤 경남수채화협회장과 나눈 전화인터뷰를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 주>        

김희곤 작가
김희곤 작가

감성이 가득한 작품을 그려 주셔서 먼저 감사드린다. 남해와는 특별한 인연이라도 있는지?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곳은 아니다. 그러나 작품 소재를 얻기 위해 자주 남해를 찾았다. 남해의 풍경은 산과 바다, 들이 어우러져 있어 어디보다 자주 발길이 닿았다. 사진도 찍고 스케치도 하면서 한 점 두 점 그리다 보니 100여 점 가깝게 그렸다. 미술관 측에서 의뢰가 들어와 엄선해 전시에 내놓았다. 남해 분들에게 의미 있는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

평소 수채화를 즐겨 그리시는지?
물론 대학에서의 전공은 서양화였다. 그러다가 수채화의 매력을 발견했는데, 20여 년 전부터 수채화로 풍경이나 인물을 구현하는 보람에 흠뻑 빠졌다. 거리를 지나면서 사람을 만나거나 눈길을 끄는 풍경이 있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연필을 들어 스케치북에 옮겼다. 풍경은 자연 그 자체지만, 이를 나만의 이미지나 색감으로 옮기는 일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화폭 안에서 은은하고 투명한 물감이 풀리는 과정은 새로운 풍경을 샘솟게 하는 기묘한 긴장을 이끌어낸다.

작품을 보니 모두 ‘A View on the Road-Namhae’다. ‘길 위에서 본 풍경-남해’ 쯤 될 것 같은데, 남해에 사는 사람으로 그림의 배경이 어딘지도 궁금해진다. 굳이 제목을 포괄적으로 붙인 이유라도 있는가?
지명보다 풍경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작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꼭 특정 장소라서 그린 것이 아니다. 길을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이는 장면이 마음에 와 닿으면 화혼(畵魂)이 발동한다. 그런 우연성이 내 그림의 시작이다. 꼭 어디라서 아는 남해가 아니라 누구에게라도 감흥과 추억을 상기시키는, 그래서 마음 깊이 소중하게 담기는 남해가 여운이 더 길 것 같다. 특정인만의 남해가 아니라 모든 이들의 남해가 작품에서 표현되길 바란다.

수채화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우선 일반인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렇게 많은 도구가 필요하지 않고, 자유롭게 대상을 형상화할 수 있다. 물감과 붓, 연필, 스케치북, 파렛트와 물만 있으면 충분하다. 많은 분들이 수채화를 찾고 그리는 이유도 거기 있을 것이다.
물론 작품으로서 수채화를 말한다면 마냥 쉽지만은 않다. 우선 수채화는 수정이 불가능하다. 유화인 경우에는 덧칠을 하거나 지우고 다시 그릴 수 있지만, 수채화는 그것이 무척 어렵다. 마음에 안 들면 다시 그려야 한다. 또 생각만큼 난이도가 낮지도 않다. 정교한 수채화는 손도 많이 가고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손가는 대로 그리면 한두 시간 만에 작품이 나오기도 하지만, 대작이거나 정밀성이 따르는 경우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그렇다 해도 친밀도나 대중성을 생각하면 누구나 즐겁게 세상 만물을 재현할 수 있는 매개체임은 분명하다.

작품을 구매하고 싶은 분들도 계실 것 같다. 수채화 작품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

작품은 소장 자체도 흥미롭지만, 가까이 감상하는 즐거움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 작품가는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크기나 완성도, 집중도에 따라 다양하고, 구매하는 분의 평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저 같은 경우는 호당 15만 원 정도 하는데, 소품일 경우는 10에서 12만 원 정도 한다고 보시면 된다.

또 남해를 찾을 계획은? 평소 어떤 일을 하시는지?
남해는 찾을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려 하고, 그 새로운 풍경을 담아낼 것이다.
개인적으로 무척 바쁜 일상을 보낸다. 작품을 만드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대학에서 강의도 해야 하고, 올해부터는 경남수채화협회 회장까지 맡게 되어 수채화의 보급과 작가들의 권익 향상, 전시 기획 등에도 도움을 줘야 한다. 수채화와 인연을 맺은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조만간 새로운 전시회를 가진다면 꼭 알려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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