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G20 국회의장단 회의에 참석한 박희태 의장 부부
2011년 G20 국회의장단 회의에 참석한 박희태 의장 부부
국회의장단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동양자수를 가르치는 김행자 여사
국회의장단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동양자수를 가르치는 김행자 여사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부인 김행자(전 건국대 교수) 여사가 지난 달 29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1941년 부산 출신인 고(故) 김행자 여사는 박희태 의원과 결혼해 평생 정치인의 아내로 헌신해왔다.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김 여사를 추모하는 재경향우들과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재경남해군향우회 구덕순 회장, 강태욱, 박봉열 고문, 유광사 유광사여성병원 원장 부부, 하영제, 박성중, 김두관 국회의원, 박경호 재경향우회 전 회장, 이환성 단양관광호텔 회장, 김성호 전 국정원장, 최진우(하동) 사장, 박씨문중회 회원들과 친구 등이 빈소를 직접 찾았다.

박희태 전 의장과 딸 가주, 가경씨, 사위 김형준 변호사(전 서울지검 부장검사)가 조문객을 맞이했다.

박희태 전 의장은 “공천을 받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아내의 한마디 ‘운명이다’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6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크고 작은 당내 선거에도 아내의 조언과 도움이 컸다”며 “1963년 가을 아내와 처음 만나 58년간 이어지던 인연이 2021년 가을에 끝이 났다”며 애통해했다.

특히 박 전 의장은 6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헌신적으로 내조한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선거가 어려웠을 때는 혼자 남해에 몇 달간 머물면서 선거운동을 한 적도 있었다. 정치인의 아내로 몸고생,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고인은 박 전 의장과 결혼 후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건국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건국대에서 교수로도 활동했다. 박 전 의장은 결혼 후 검사로 임용돼 부산 고검장으로 승진하기까지 아내의 내조가 큰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동양자수 실력이 뛰어났던 고인은 직접 수놓은 자수로 병풍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으며 지난 2011년 G20 개최 때에는 국회의장회의 대표단 배우자들과 한국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민간 외교사절 역할도 톡톡히 해내기도 했다.

박 전 의장이 정계를 은퇴한 후에는 부부가 함께 드라이브도 즐기고 골프도 치며 행복한 노년을 보냈다. 돌아가시기 불과 며칠 전에도 함께 연천까지 나들이를 다녀왔다는 박 전 의장은 아내와의 이별이 갑작스럽다며 황망해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지난 1일 그녀가 평생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찾았던 역삼동 성당에서 장례미사로 진행됐다. 역삼동 성당 신도 에스텔님은 “고(故) 김행자 여사는 평생동안 하나님을 사랑하셨다. 성당의 크고 작은 일에 늘 함께했다. 몸이 아프지 않았을 땐 하루도 빠지지않고 손수운전하여 새벽미사를 다닐 정도로 신앙심이 두터웠다. 성령기도, 철야기도, 미리내성지순례, 자원봉사, 꽃동네 무의탁 심신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어려운 신도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홍인식 신부는 장례미사에서 “박희태 전 의장과 아내인 고(故) 김행자 헬레나는 정말 아름다운 분이셨다. 국회의장 시절 근엄하셨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인자하고 평화스러운 모습으로 아내 김행자 헬레나의 손을 꼭 잡고 매주 같은 자리에 앉아 미사를 보셨다”며 “주님!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라며 애통해했다. 

역삼동 성당 장례미사 후 고인은 가족과 친지, 신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천주교용인공원묘원에 안장됐다. 박 전 의장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게나”라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고했다.

고인은 1973~1975년 숙명여대 가정대학 강사를 역임했고, 1976~1996년 건국대 생활문화대학교수를 역임했다. 또한 뉴욕에 본부를 둔 전문직 여성들의 봉사단체인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인권·여성지위위원장(1996~1998년)과 홍보분과위원장(1998~2000년)으로 일했다.
저서로는 <아동발달학>(수학사), <유아심리학>(교문사), <세상과 나를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지혜>(빅벨)가 있으며 Paul Mussen이 쓴 <아동심리학>을 번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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