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겨울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전지구적 발생으로 인해 우리 남해군에서도 2년여 동안 명절 때 고향을 찾는 일을 자제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귀성 제한 조치도 완화되어 올해 추석에는 오랜만에 많은 출향 군민들이 고향을 찾을 듯하다. 이때 잠시 눈을 밖으로 돌려 그 동안 남해에 생긴 새로운 명소를 다녀보는 것은 어떨까.
알게 모르게 남해에는 새롭게 개장한 명소들이 상당히 늘어났다. 그 중 가볼 만한 명소 아홉 군데를 안내해 추석 연휴 나들이의 길잡이 구실을 하고자 한다. (연휴 운영 계획은 도표 참조)

문화와 역사가 숨 쉬는 보금자리들
①먼저 1973년 남해대교가 개통되었을 때, 남해 방향 언덕 위 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위치에 지상 2층, 지하 1층의 ‘남해각’이라는 휴게소를 1975년에 세웠다. 당시에는 나이트클럽과 찻집, 횟집, 여관 시설을 갖춰 관광 오는 이라면 반드시 들리는 곳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기능이 약화되어 문을 닫게 되고, 결국 빈 집으로 남아 잊혀졌다. 그러던 것을 옛 유적을 되살려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2019년부터 복원사업을 펼쳤고,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해 개관했다.
남해대교의 옛 모습을 되새기면서 다양한 예술작품도 감상하고, 남해각의 원형도 살펴보는 즐거움이 있다. 또 옥상 전망대로 올라가면 충렬사와 노량 상가, 남해대교와 노량대교까지 두루 조망할 수 있어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든다.

②상주면 노도는 남해에 셋밖에 없는 유인도지만 서포 김만중이 유배를 와 살다 죽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 김만중은 한글소설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창작했다. 예전부터 노도에는 김만중의 허묘(墟墓)와 초옥이 남아 옛 일을 들려주었다. 이런 뜻 깊은 장소를 의미 있게 되살리고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노도 문학의 섬’ 조성 공사가 진행되었다.
여러 사정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 끝에 작년 말부터 정식으로 개장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김만중 문학관을 비롯해 구운몽정원, 사씨남정기정원 등이 있어 찾아볼 만하다. 관람하려면 배를 타야 하니(8:30 벽련 출발-18:00 노도 출발) 미리 문의하고 가면 좋다.

③창선면에 작년 겨울 가볼 만한 명소가 생겼다. 폐교되어 비어 있던 동창선초등학교를 ‘뮤지엄남해’라는 미술과 놀이, 캠핑까지 겸할 수 있는 다기능 예술 공간으로 꾸몄다. 건물 안에는 미술 전시장과 미술체험이 가능한 실전 공간들, 카페 ‘뮤남다방’이 있고, 2층에는 미술작가들이 입주해 창작에 전념하는 창작실도 마련되어 있다.
마당으로 나가면 캠핑장과 물놀이 시설이 갖춰져 있으니 더운 날 아이들과 함께 와 밤하늘 정취도 즐기면서 시원한 물벼락(?)도 맞아보면 어떨까 싶다.

남해의 비경에서 덤으로 휴식도 얻다
④삼동면 내산마을에는 폐교된 내산초등학교 분교를 탈바꿈시켜 ‘내산초교 플레이랜드(PlayLand)’라는 아기자기한 놀이시설을 갖추어 놓았다. 운동장에는 미니레일기차와 전동차, 튜브 배터리카(범퍼카) 등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동심에 젖어 즐길 수 있는 오락 시설이 손짓한다.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한 건물 안에는 간단한 브런치와 디저트, 커피, 에이드 등이 갖춰져 입맛을 돋운다. 어린 시절 공부하던 교실의 모습을 떠올릴 만한 소품도 있으니, 추석 때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으면 좋은 추억을 남길 것이다.

⑤삼동면 물미해안도로 바닷가에는 ‘보물섬전망대 스카이워크(Skywork)’가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들어섰다. 2020년 1월에 개장한 3층의 원형 건물은 내부에 기념품점과 카페가 있어, 느긋하게 차 한 잔 마시면서 시원하게 트인 남해 바다와 함께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의 자랑거리는 2층에 있는 ‘스카이워크’다. 천정에 걸린 외줄에 매달려 하늘로 나를 듯 허공을 가르는 경험은, 발밑으로 바다가 펼쳐져 아찔하기만 하다. 여느 번지 점프와는 차원이 다른 스릴을 즐길 수 있다.

⑥미조면 설리 바닷가에서도 ‘설리 스카이워크’가 있다. 2020년 11월에 개장했는데, 바다 쪽으로 길이 79.4미터, 폭 4.5미터, 주탑 높이 36.3미터의 캔틸레버(한쪽 끝은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는 상태의 보) 다리가 돌출해 있다. 바닥은 23밀리미터의 유리판이 삼중으로 접합되어 있어, 하늘을 나는 듯한 황홀함을 맛볼 수 있다.
스카이워크가 서쪽을 향해 있어 저녁 무렵 온통 붉고 노란 노을을 만끽하는 것은 이곳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⑦삼동면 물건마을 바닷가는 수령 3백 년이 넘는 아름드리나무가 길게 숲을 이룬 방조어부림이 유명하지만, 2020년 7월 왼편에 ‘엘림 마리나 앤 리조트(Elim Maina & Resort)’가 개장해 또 다른 볼거리와 쉴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이름처럼 이곳에 가면 요트들이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배를 타고 방파제를 지나 드넓은 바다를 한번 유람할 수 있다. 또 이현건 대표가 오랜 시간 수집한 고급 바이크 전시장도 있어 말로만 듣던 고급 바이크들을 현장에서 실물로 관람할 수도 있다.
건물 안에는 숙박시설도 있어 휴식과 관광을 즐길 수 있고, 최고급시설을 갖춘 연주회장에서는 때만 맞추면 명연주를 직접 또는 최신 오디오로 감상할 수 있다. 또 빈티지(Vintage) 음향기기들도 전시되어 있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음향의 축제도 즐길 수 있다.

싱싱한 왕새우와 사계절 꽃들의 향연이 있는 곳
⑧고현면 갈화마을 바닷가에는 ‘갈화왕새우체험관’이 있다. 2019년 여름에 개장했는데, 갈화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양식장에서 갓 잡아 올린 왕새우를 바로 맛볼 수 있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봄부터 키운 왕새우는 크기도 이름값을 하지만, 맛은 더욱 비할 바 없다. 체험장 안에서는 왕새우로 만든 튀김이나 구이, 죽, 라면 등을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또 현장에서 바로 잡은 새우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거나 친지들에게 택배로 보낼 수도 있다.
추석 때를 맞아 ‘왕새우 판매축제’가 열리고 있으니, 함께 찾아 남해만의 미각을 즐기길 바란다.

⑨남면 유구마을 망기산(341미터)과 장등산(363미터) 사이 언덕에는 ‘섬이정원’이라 불리는 꽃들의 잔칫상이 펼쳐져 있다. 차명호 대표가 2009년에 들어와 꾸미기 시작한 이곳은 2백여 종의 꽃들과 수목들, 색다른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힐링의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계절마다 색다른 꽃들로 정원 틈새의 길을 장식해 벌과 나비들의 군무(群舞)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멀리 눈길을 돌리면 남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그 정취도 유별나다. 출입구가 좁으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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