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고향의 추억과 맛을 찾아가는 시간
추석, 고향의 추억과 맛을 찾아가는 시간
  • 남해신문
  • 승인 2021.09.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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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집집마다 그 집안의 역사와 내력이 담긴 음식이 한두 개쯤 있다. 추석은 지난 봄 여름 땀 흘려 이룬 풍요로운 결실인 오로지 그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레시피로 조리하는 음식, 가족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강화시켜주는 음식. 그 패밀리의 소울 푸드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은 음식을 맛보는 데 있다.

멀리 떨어졌던 가족 친지가 한데 모이는 명절이 다가왔는데도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추석이 될 것 같다. 계속해서 진행되는 코로나로 인한 추석 풍경은 가족과 친인척이 한데 모이는 건 피하고 함께 성묘하고 차례를 지내는 것도 자제하며 모이지 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고 모두가 동참해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회적 분위기다. 바이러스의 공포에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게 된 추석의 풍경은 씁쓸하고 서글프다. 

고향과 조상을 사랑하는 남해사람들의 마음은 매년 경향 각처에 흩어져 살던 집안 형제들이 추석을 앞두고 고향 선산에 모여 벌초를 하면서 모이는 걸 보면 안다. 조상들의 묘지를 정성껏 깎아드리고 나서 큰절을 올린 뒤 옛날 어릴 적 추억을 함께 공유한다. 

토요일 갈화 새우판매장을 갔었는데 벌초를 마친 가족들, 친척들이 남해 가을의 별미인 새우판매장에서 튀김, 새우라면. 새우죽을 맛보고 가는 풍경이 흡사 어릴 적 마을에서 동네사람들 모두 모여 마당에서 결혼식 할 때 모습처럼 보였다. 그 넓은 갈화 물량장 주차장에 차량이 가득할 정도로 많은 향우들과 남해사람들이 함께 새우맛을 즐기는 모습 이런 모습이 벌초할 때 아니면 언제 볼 수 있을까. 고향과 맛, 추억 때문에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고향 남해를 가야 하는 일이 때론 귀찮고 성가시긴 하지만 벌초가 아니라면 산다는 핑계로 자꾸 미루게 되는 고향 방문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하긴 이런 연례 행사처럼 치러야 하는 벌초 횟수도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했던 추억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50~60대의 의무감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점차 줄어들 게 분명하고 어쩌면 벌초는 현 세대가 끝나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하나의 묵은 관습이 될지도 모른다.

웃을 일이 많지 않은 요즘, 올 추석에는 만남도 못하게 하는데,  5년 전 추석, 10년 전 추석, 심지어 그보다 더 오래전에 찍은 사진까지도. 예전 기억과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들을 골라 한 번 정도 추억을 공유해 보는 것은 어떨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때 그 시절이 사진 한 장으로 소환되면 사진 속 그때의 추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 날 것이다. 천진난만한 어릴 적 모습과 친구들 사진을 보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피씩 함께 웃게 될 것이고. 어릴 적 흑백 가족사진, 색이 바랜 컬러사진에서 세월이 묻어날 것이고, 사진에서 그리움이 만져질 것이다.

모이지 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는 올 추석은 추억의 사진을 친척들과 지인들에게 보내는 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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