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가게와 맞물려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장항숲 일대. 마을 자산임을 알리는 숲 안내판이 보인다. 장항마을회에서 가게들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숲에 테이블 또는 평상을 두고 있다
인기 가게와 맞물려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장항숲 일대. 마을 자산임을 알리는 숲 안내판이 보인다. 장항마을회에서 가게들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숲에 테이블 또는 평상을 두고 있다

서면 장항마을의 가장 큰 자랑이자 보물인 장항마을 숲. 최근 이곳의 변화를 두고 지난 13일 남해군청 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에 민원제기가 있었다. 

이 민원내용을 요약하자면 ‘남해 올 때 항상 찾았던 편안한 곳이었는데 산책하기 민망하게 숲 앞 가게들의 유료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다. 소나무숲 의자들은 맞은편 카페ㆍ음료 가게에서 임대를 해서 놓은 자리라고 해서 카페 음료를 마시지 않으면 앉을 곳도 없이 되어 있다. 평상들 몇 개가 놓여 있어서 거기 앉아서 쉬려고 했는데 귀퉁이엔 유료로 대여한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군의 방침인지 마을의 독단인지 알 수는 없다. (중략) 숲 주차장은 개인 가게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주차할 곳도 없어졌고 동네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주차금지구역으로 변질되어 위화감이 감돌 뿐 편안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이곳 장항숲 앞에는 흔히 말하는 ‘인스타 인기 가게’들이 즐비하다. 화덕피자와 수제버거, 인도를 옮겨온 듯한 소품 가게와 바닷가 전망이 빼어난 카페 등이 그러하다. 불과 몇 년 사이 이곳은 소위 핫플레이스가 되었고 그로 인한 주차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현장을 가보니 숲 곳곳에 각기 다른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어떤 곳에는 대형 평상이 놓여 있다. 대형 평상의 한 귀퉁이에는 ‘평상이용료는 만원입니다’라는 문구와 행주가 놓여 있었다.

장항마을 전현철 청년회장은 “장항마을회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국유재산관리)에 대부받아 숲 임대료를 주고 마을회에서 임대해서 숲을 쓰고 있다. 정부에 줘야 할 임대료가 크고 쏟아지는 쓰레기 처리 비용 문제 등이 있어서 숲 앞 가게들에게 ‘ㅂ 식당’처럼 작은 가게 빼고 조금 규모가 있는 가게 모두에 일괄 동일금액으로 사용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을 사람들이 협력해 숲을 대부 했으며 그 과정에서 ‘ㅂ 카페’는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줘 장항숲 일부를 전용 주차장을 내어 주긴 했으나, 이제는 가게랑 상관없이 자유로이 주차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 마을에서 사용료를 받으면서 가게들도 숲에 테이블을 둬 손님을 더 받을 수 있게 했으니 가게들 입장에서도 이득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놓인 일부 유료 평상에 대해서는 “마을노인회에서 하드 값이나 하려고 숲에서 오래 앉아 쉬는 사람에게 만 원씩 달라고 하긴 하는데 주면 받고 안 주면 안 받는 정도지 무조건 달라고 하지 않는다. 그분들이 쓰레기도 줍고 고생이 많으시다. 사실 인기 있는 가게들 많지만 이 가게들로 마을에 이익이 되는 건 하나도 없다. 혼잡으로 인해 경운기 사고까지 있었다”며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고충도 십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장에서 만난 창원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숲과 바다가 좋아 사진 찍으러 자주 온다. 안전 때문이겠지만 스포츠파크호텔에서 장항숲으로 들어오는 길마다 빨간 꼬깔콘(traffic cone)이 많아 그로 인해 협소한 길이 더 좁게 느껴지기도 해 부딪칠까 걱정됐다. 장항숲 내에 테이블이나 의자도 가게마다 서로 다른 데다 유료평상이 덩그러니 있으니 미관상 조금 아쉬웠다. 부분부분 쪼개어 이 가게, 저 가게 전용이라고 이름을 붙여두니 채 주차도 하기 전에 갈 가게부터 정해야만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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