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덕순 향우회장 3대가 완보한 보물섬 바래길
구덕순 향우회장 3대가 완보한 보물섬 바래길
  • 윤혜원 기자
  • 승인 2021.08.13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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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외손녀까지 3대가 완보증 받아
딸 홍석경 교수 “한국 최고 풍광”
딸 홍석경 박사 남해바래길 완보 사진
딸 홍석경 박사 남해바래길 완보 사진
장한나 외손녀와 딸 홍석경 박사, 텔라 애완견 완보 사진
장한나 외손녀와 딸 홍석경 박사, 텔라 애완견 완보 사진

구덕순 재경남해군향우회장이 지난 1월 2일 올 들어 제일 먼저 남해바래길 231㎞를 완보한 데 이어 지난 8월 3일에는 구 회장의 딸 홍석경(서울 아산병원 중환자실 실장·외상외과 교수) 박사와 외손녀 장한나(중앙대 영화과) 양이 애완견 텔라와 함께 완보증을 받았다. 바래길이 생긴 이후 3대가 완보한 진기록을 세워 화제다.

홍석경 박사와 장한나 양에게 남해는 고향과 같은 곳이다. 그동안 시간 날 때마다 구 회장이 고향 설천면 동비마을에 지어놓은 소소정(小笑亭)에 머물며 할머니와 같이 다니며 남해가 좋은 곳이란 걸 알았다. 할머니가 걷고 있는 바래길을 걸어보고픈 충동을 느껴 지난 3월부터 2박 3일씩 시간을 내어 걷다가 한동안 바빠서 한 코스를 남기고 몇 달을 지냈는데 지난 8월 3일 마지막 한 코스를 걷고 완보를 하게 되었다.

구 회장은 딸과 외손녀가 시작은 했지만 바쁜 시간을 내어 그 먼 곳까지 다니며 걸을 수 있을까 했는데 완보를 해서 기특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두 모녀도 남해의 풍광을 온몸으로 느끼며 걸어서 감회가 새로웠다며 흐뭇해했다.

바래길은 바다를 생명으로 여기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갯벌로 나갔던 우리 부모님들의 강인한 생명력과 무한한 사랑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11코스와도 일치한다. 홍석경 박사와 장한나 양은 창선면의 끝없이 펼쳐진 고사리 밭길을 걸으며 환상적인 풍경에 취했고, 지족해협을 따라 늘어선 죽방렴을 바라보며 옛 선조들의 어로방식에 탄복했다.

고목들이 우거진 물건방조림 숲길을 걸으며 자연과 조화된 조상들의 삶을 체험했다. 또한 이국적인 독일마을을 거쳐 끝없는 마을 뚝방길을 걸어 내산저수지를 지나 편백숲에서 비오 듯 흘러내리는 땀을 식혔다. 애완견 텔라도 동행해 더없이 행복한 여정이었다.

아마도 애완견은 2~3배를 걸었을 것이란다. 바닷가로 가면 바닷물에 뛰어들어 헤엄도 치고, 산길을 걸을 땐 산으로 오르내리며 신천지를 만난 듯 달리다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 버렸단다.

홍석경 박사는 “전망 좋은 능선길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수평선 상의 작은 섬들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또 어디쯤에서는 편백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청량감을 더해줬다. 걸어서 자연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으면 몰랐을, 그래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며 완보 소감을 전했다.

장한나 양은 “서포 김만중 유배지인 노도를 바라보던 바닷가 마을의 벽화가 그려진 마을길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어느 숲속 좁은 오솔길에서는 잘못하면 바다로 풍덩할 것 같은 아찔함에도 그 절경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이 본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장한나 양은 대학을 졸업해서 영화를 찍게 되면 바래길을 걸었던 남해의 배경들을 바탕으로 멋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가졌고, 남해에서 둥지를 틀고 싶은 간절한 마음도 가지게 되었다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두 사람은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로 의료봉사를 다녔지만 남해처럼 아기자기하게 아름다운 곳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아마도 할머니가 어렵게 살아왔다는 곳을 걷는다는 모종의 동질의식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구덕순 회장은 자신에 이어 바래길을 완보한 딸과 외손녀를 대견해하며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구 회장은 “내 부모와 내가 자란 곳을 딸과 손녀가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며 “삼대가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생겨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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