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매뉴얼에서 규정한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 관해서 일반 군민들과 언론들은 관심 밖에 있다. 하지만 재난의 위기나 국경일 등 특별한 날에 있어서 일반인들의 상식을 벗어난 움직임과 언행을 할 경우 공직자들이 받아야 하는 비난은 숙명이다. 과거 총리 중 1명이 국가 주요행사일 골프모임을 가져 구설수 끝에 공직을 내려 놓은 일이 있었던 바와 같이 평상시에 총리나 공직자들이 골프를 하던, 식사를 하든, 음주를 하든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이다. 

경남의 여러 지역방송까지 방영된 이번 코로나 거리두기에 물의를 야기한 일은 군민 대부분이 알고 있고 어떻게 보면 해당 면의 지역경제를 책임이 있는 조합의 책임자가 좋은 의미로 모임을 주선했다고 해도 조합원들과 면민들의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다. 해당 면사무소에 가면 직원 숫자가 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 지역민들은 폭탄을 맞았다고 표현을 하는 면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공무원 헌장’이 있어 찾아봤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다. 우리는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며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게 봉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네 가지 실천을 약속하고 있는데 ‘공익을 우선시하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 ‘청렴을 생활화하고 규범과 건전한 상식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 이번 사안과 연관 있는 조항이었다.

이런 규정들이 있고 물론 관내 조합의 초청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만 코로나 비상시국에 군민들은 4명 이상 모이지 말라고 요구 하면서 어렵다는 지역경제를 외면하고 타 지역의 식당을 이용하는 것에 있어서 개념없는 소수의 실수라고 하지만 공직을 담당하는 기관과 분위기가 그만큼 흐트러져 있다는 것일까. 여러 분야의 사람에게 물어봤는데 대체로 공직을 담당하는 자들의 기강 해이라는 답이 훨씬 많았다.

언론 등을 통해 각 지역의 공직자들이 코로나 거리두기 위반 등으로 상급기관의 감사 등 자체조사를 통해 직위해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듣고 알고 있고 그리고 당일 참석한 일행 중 한 사람이라도 사후 발생시 예상되는 우려에 대해 검토나 건의를 하긴 했는지, 그런 의식이나 있었는지, 그냥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안이한 대처에 있어 더 안타까운 마음이다. 

과거엔 공직자가 되는 건 비록 보수나 지위가 높진 않아도 ‘나랏일’을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명예직과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공직자 대부분은 정년이 보장된, 가장 선호하는 안정된 일자리로 여겨지고 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이분법적 접근은 피하고 싶지만 명예냐 실리냐, 두 가지만 놓고 보면 공직자도 실리에 좀 더 가까운 자리로 여겨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떤 개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흐릿해질 때 어김없이 문제는 발생한다. 1년 반 이상을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을 포함한 상인들은 지금의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실정이다. 이런 위기에서 누구보다 힘들게 견디고 있는 군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어려움을 함께 참아온 대다수 공직자들과 특히, 이 더운 여름 방호복 가운을 걸치고 땀 흘리고 있는 보건직 공무원들을 생각하면 이번에 발생한 일이 더 안타까운 마음이다. 지금까지 청정지역이었던 남해가 지난 달부터 경남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 가운데 한 군데로 지정된 마당에 그런 안이한 행동은 군민들의 마음을 더 불안하게 하는 것이다. 공직사회의 질서가 흐트러지거나 공직기강이 헤이해질 때 공무원 헌장을 다시 읽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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