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천면 동비마을 출신 향우 박호철(81) 가수가 80세에 노래 음반을 내고 지난 4월 28일, 6월 23일, 7월 7일 세 차례나 KBS 아침마당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했다.

처음에는 3위, 두 번째는 2위, 세 번째는 5위를 차지했다. 박 가수는 우승은 못했지만, 81세에 TV에 3번씩이나 출연한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라며 흐뭇한 표정이다. 첫 번째 도전에는 ‘추억의 소야곡’, 두 번째 도전에는 ‘울며 헤진 부산항’, 세 번째 도전에는 ‘울리는 경부선’을 불렀다. 박 가수는 “첫 도전에서 3위로 패자부활전에 출연하지 못하는데 2만4천표를 받아 PD가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세 번째는 81세라는 나이에 많은 분들이 응원의 댓글을 달아 또 한 번 출연 기회를 받았다. 방송국과 담당 PD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이른 새벽부터 구덕순 재경향우회장, 유남해 작곡가, 하정이 재경향우회 총무와 가족들이 참석하여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박호철 가수는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고 1963년 남산 KBS 시절 ‘직장인 노래자랑 대회’에 출연했다. 40대 후반에 [KBS 가요무대 신인 선발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서는 좌절을 맛보았다. 젊어서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고 지인들과 함께 노래하면 호평을 받았다. 1990년대에는 남편 가요열창에도 나갔다. 회사나 식당에서도 일하고, 아파트 경비도 하며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지만 가수가 되는 날만 기다리던 중 유남해(읍향우) 작곡가를 만나 지난해 5월 음반을 냈다. 정영순 아내와 아들딸들이 큰 용기와 격려를 주었기에 60년 만에 가수가 된 것이다.

또한 박 향우는 “동비마을 친구들이 한 달 만에 세 명이나 하늘나라로 가는 것을 보고는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이 초조해지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꼈다. 80세가 넘어서니 살아생전에 내 목소리를 음반에 담아 남기고 싶었는데 아침마당에 3번이나 출연하게 되리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소원을 이룬 박호철 가수는 “주위에서 저를 알아보고 격려해 주어선지 요즘 건강이 무척 좋아지고 있으며, 나이 81세이지만 더 젊어지는 기분이며 힘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개그맨 황기순씨는 “박호철 가수 노래는 옛날 축음기에 들려오는 노랫소리처럼 정겹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가수는 “신곡 ‘황혼의 인생길’은 어쩜 나의 인생길과 똑같다. 평소에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유남해 작곡가의 도움으로 꿈이 이루어졌다”며 “KBS 아침마당 도전무대에 3번 출연한 것도 유남해 작곡가의 힘이 컸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 가수는 “재경향우들, 남해군민, 설천면민과 박정연 면장께서 3번씩이나 응원해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구덕순 재경향우회장은 방송 후 아침식사를 대접하면서 “우리 동비마을 오빠께서 노래를 잘하여 처음 방송국에 왔다”며 격려하고 정담을 나누는 훈훈한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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